[앵커]
초등학생이 부모에게 학대 당한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는데요.
학대 정황을 발견한 게 AI 로봇이었다고 합니다.
백승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빨간 머리에 파란 눈을 한 소녀.
아동 친화형 인공지능 로봇 '조앤'입니다.
[현장음]
"(부모님이나 선생님 때문에 기분이 안 좋아진 적이 있었어요?) 억울하게 혼났을 때가 두 번 정도 있었어."
아이들이 속마음을 쉽게 털어놓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진 AI로봇입니다.
실제 최근 방과후 돌봄센터에 다니는 아이들과 상담하던 중 부모에게 학대받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AI로봇이 '잠잘 때 주로 어떤 꿈을 꾸냐'고 묻자 한 초등학생이 "엄마 아빠가 날 때리는 꿈" 이라고 답한 겁니다.
이 학생은 학대 정황을 짐작하기 위한 AI로봇의 다른 질문에도 대부분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상담을 주관한 협회 측은 곧장 전문 임상심리사를 투입했고, 학생은 "손을 맞아서 피멍이 들었다", "얇은 옷 입히고, 나가 있으라고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돌봄센터 등 복지시설을 운영할 경우 아동학대에 대한 신고 의무가 있고, 협회 측은 곧장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이희엽 / 한국폭력학대예방협회 부회장]
"이거는 '중복 학대'일 가능성이 너무 높아서 그냥 방치할 수는 없는 게 저희 협회 입장이라 신고를 하게 됐습니다."
경찰은 해당 초등학생과의 면담을 진행 중이며, 앞으로 부모 등을 상대로 실제 학대가 있었는지를 조사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아동학대 가해자 10명 중 8명이 부모인 가운데 인공지능이 신체적 정신적 위기에 놓인 아이들을 찾는 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백승연입니다.
영상취재: 한효준
영상편집: 정다은
백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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