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관 과반 "위헌" 판단에도 '지역정당 불허' 정당법 합헌 결정
[앵커]
이른바 '지역정당'을 허용하지 않는 현행 정당법이 헌법재판소에서 가까스로 합헌 결정을 받았습니다.
위헌 의견이 합헌보다 많았지만 위헌 결정을 내리기 위한 정족수가 충족되지 않은 건데요.
아직 법정 밖에선 지역의 목소리를 차단한다는 위헌 주장과 지역주의 심화라는 합헌 의견이 팽팽합니다.
이동훈 기자입니다.
[기자]
우리 정당법은 하나의 지역을 대변하는 '지역 정당'의 등록을 실질적으로 불허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법안 내용을 살펴보면, 정당은 수도 소재 중앙당과 지역의 시·도당을 가져야 하고, 시·도당은 최소 1천명이어야 합니다.
이 같은 전국적인 조직을 갖춰야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함으로써 법적으로 인정되고, 그제서야 정당이란 명칭도 쓸 수 있게 됩니다.
지방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창당을 한 이들이 이 같은 법을 이유로 정당등록을 거절당하자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냈는데, 결과는 합헌이었습니다.
헌법재판관 9명 중 5명은 위헌, 4명은 합헌 의견을 내 위헌 의견이 더 많았습니다.
하지만 위헌 결정을 위한 정족수인 6명을 채우지 못해 법의 효력이 유지된 겁니다.
위헌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거대 양당이 주류인 정치현실을 짚으며 "각 지역 현안에 대한 정치적 의사를 반영할 풀뿌리 민주주의를 차단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대로 합헌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현재 정당 수도 고려한 한편 "지역정당을 허용할 경우 지역주의를 심화시키고 지역 간 이익 갈등이 커지는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청구인 측은 헌재의 결정을 수용하면서도 현행법이 거대 양당 체제를 공고화하는 수단이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거대 양당이 독점하고 있는 정치적인 상황에서 이게 민주주의 원리랑 맞지 않고, 다양한 정치세력이 자유롭게 자기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수 있도록 정치관계법이 빨리 바뀌어야되지 않겠나…"
헌재는 또 선관위에 등록된 정당만 '정당' 명칭을 쓸 수 있도록 한 조항과 시·도당 최소 당원 조항도 합헌 결정했습니다.
연합뉴스TV 이동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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