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도 핵 도미노 오나…사우디 "이란 핵 갖는다면 우리도"
[앵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은 각각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과 시아파 맹주로 반목해 오다 올해 들어 7년 만에 외교 관계를 정상화했는데요.
이례적으로 언론 인터뷰에 나선 사우디의 왕세자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견제하는 발언을 내놨습니다.
한미희 기자입니다.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미국 폭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란의 핵무기 보유에 대해 "나쁜 행동"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들이 핵무기를 갖는다면 우리도 가져야 합니다. 안보상의 이유와 중동의 힘의 균형을 위해서요. 하지만 그러고 싶지는 않습니다."
사우디와 이란은 지난 3월 중국의 중재로 관계 정상화에 합의하고 7년 만에 국교를 복원했지만, 이란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는 않겠다는 말로 풀이됩니다.
이번 인터뷰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동 지역 최고 동맹국이자 강대국인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국교 수립을 추진하는 가운데 나왔습니다.
내년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은 외교 성과를 위해 두 나라의 관계 정상화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무함마드 왕세자는 "좋은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우리는 매일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진짜 처음인 것 같네요.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죠."
다만 "팔레스타인 문제는 매우 중요하며 그 부분을 해결해야 한다"고도 언급했습니다.
사우디는 그동안 이스라엘과 국교 정상화의 전제로 팔레스타인 독립을 제시해 왔고, 우파 성향인 이스라엘 정권의 양보가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습니다.
한편 이스라엘과의 수교 조건으로 사우디에 미국이 운영하는 우라늄 농축시설을 설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습니다.
이 방안이 실현된다면 사우디는 이란에 이어 공개적으로 우라늄 농축을 하는 두 번째 중동 국가가 됩니다.
이는 중동 국가들의 핵능력 개발을 꺼려온 미국으로선 정책의 대전환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연합뉴스 한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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