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난 화재로 베란다에 매달려 있던, 일가족 2명이 떨어져 숨지는 사건이 있었죠.
그럼 내가 사는 아파트는 화재에 대비한 대피시설이 제대로 마련돼 있을까요?
현장카메라 전민영 기자가 점검해 보니, 대피시설이 아예 없거나, 있어도 제 구실을 못하는 곳이 많았습니다.
[기자]
불이 났을 때 대피할 데가 안 보입니다.
지은지 50년이 다돼가는 아파트인데요.
아파트 피난시설, 이렇게 없는 곳도 많고 있어도 활용이 어렵습니다.
현장 취재해보겠습니다.
양 옆이 콘크리트 벽과 유리로 막힌 아파트 베란다.
창을 열고 나가면 낭떠러지입니다.
1974년에 지은 이 노후 아파트에는 불이 났을 때 대피할 수 있는 피난시설이 없습니다.
[강민석 / 아파트 입주민]
"정말 걱정이 되죠. 출입문이 막히면 대피할 수가 없죠."
주민들은 나름의 대비책을 마련했습니다.
[강민석 / 아파트 입주민]
"집에 소화기를 여러 대를 비치하고 있습니다. 가스도 다 철거하고 전기로만 이렇게 요리를 하고 있습니다."
아파트에 대피시설이 의무화 된 건 1992년부터.
그 전에 지어진 아파트들은 피난 대비책이 없습니다.
1992년부터는 세대와 세대 사이 벽 하나를 경량 칸막이로 설치해 옆집으로 뚫고 대피할 수 있도록 했고, 2005년엔 불이 들어오지 못하는 대피공간, 2010년부터는 하향식 피난구 중 하나를 설치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과연 이후 아파트들은 화재 대피가 수월할까?
2000년 준공돼 경량칸막이가 설치돼 있어야 할 아파트.
집 안 곳곳을 둘러봐도 경량칸막이로 된 벽이 보이지 않습니다.
[유영대 / 아파트 입주민]
"여기는 벽인데 완전히. 벽돌인데. (반대쪽은) 낭떠러지고…."
관리사무실에서 조차 설치 여부를 모르고 있습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장]
"우리 단지에는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건축 도면은 내가 보여드릴게. (경량칸막이! 경량칸막이.) 있어요?"
[현장음]
"이게 경량칸막이고, 이게 콘크리트 벽인데요. 소리가 완전히 달라요."
하지만 짐을 쌓아놓기 일쑤입니다.
[이상배 / 아파트 입주민]
"떠드는 소리가 다 들려. 그렇다면 저기를 그대로 놔두고 싶은 주민은 하나도 없을 거 아니야. 어떻게든 막아버리고 싶겠지 안 그래?"
대피공간이 따로 마련된 2017년 준공 아파트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베란다 안쪽에 방화문으로 된 대피공간이 있는데요
창고처럼 쓰이고 있다보니 성인 한 명이 겨우 들어갈 수 있습니다.
[□□ 아파트 입주민]
"짐 보관 하는 창고로 이용을 하고 그냥 문을 닫고 사니까…. 안내가 있으면 평소에 좀 더 생각을 하고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빨리 알아차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위급한 순간 떠올릴 수 있는 시설,
[함은구 / 한국열린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방송이라든가 엘리베이터 같은 데 (피난시설) 위치를 게시하고, 본인이 화재 안전에 대한 것들을 챙겨봐야 하는 거고, 자발적으로 체크를 해야겠죠."
집집마다 화재시 대피시설에 대한 제각각의 시나리오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현장카메라 전민영입니다.
PD : 장동하 윤순용
AD : 석동은
작가 : 전다정
전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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