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역사랑상품권은 지방자치단체가 만들고 그 지자체 내에서만 쓸 수 있도록 만든 지역 화폐입니다.
지역 내 소비를 활성화해서 지역 경제를 돕겠다는 겁니다.
최근 정부가 연매출 30억 원 이하 사업장에서만 이 상품권을 쓸 수 있도록 지침을 내놨는데, 농협 마트나 주유소마저 상품권 사용이 제한되면서 반발이 커지고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공국진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농촌 곳곳에서 지역 화폐 사용을 두고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생활용품을 파는 농협 마트에서 지역 화폐를 쓸 수 없게 됐기 때문인데요.
농민들은 사실상 쓸 곳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확인해보겠습니다.
농협 마트에서 수박을 산 주민.
지역사랑상품권을 꺼내 들지만 결제가 안 됩니다.
[현장음]
"(상품권을 내시면 안 되거든요.) 어디서 쓰라는 얘기요. 지역에서 쓰는 게 상품권 아닌가요."
지자체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정부가 소상공인 중심으로 사용처를 재편하겠다며 지침을 개정하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연 매출액 30억 원 이하인 곳만 가맹점이 될 수 있습니다.
대부분 농협 마트와 주유소 등에서 상품권 사용이 막혔습니다.
[이삼용 / 농민]
"상품권이면 현금이나 마찬가지인데, 아무 데나 갖고 와서 쓰는 게 맞는 것이지 어디는 받고, 어디는 안 받고."
문제는 인구가 적고 사회 편의시설도 부족한 농어촌의 경우 각종 생필품 구매를 농협 마트에 의존하고 있다는 겁니다.
주민 400명이 사는 면 소재지인데도 농협 마트 말고는 생필품을 구입 할 수 있는 곳이 없습니다.
지역상품권으로 생필품을 사려면 택시나 버스를 타고 군청 소재지로 가야 합니다.
[정래성 / 지역 주민]
"버스가 간다고 해도 불편한 다리 끌고 그러면 휠체어를 타든가 이래 가지고 나오셔야 하는데 굉장히 어려운 내용이에요."
주민 650명이 거주하는 전북 장수군의 한 마을.
농협을 제외하고 관내 소형 마트는 10여 곳.
하지만 대부분 규모가 작아 고기나 생선, 채소 같은 신선 식품은 취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마트 주인]
"(고기나 생선 주민들이 사러오면 어떡하죠?) 농협 마트 가시라고 말씀드리죠."
지난해 장수군이 발행한 지역 화폐 절반은 농협 마트에서 사용됐습니다.
[서영숙 / 마을 주민]
"하나로마트에서, 주유소에서도 쓰고 경제사업장에서도 쓰고. 아무래도 이제 그렇게 돼버리면 쓸 곳이 없죠."
[신태영 / 마을 주민]
"(농협 마트 빼면) 사용처가 별로 없기 때문에 구입을 굳이 할 필요를 느끼지 않아요."
반면 제주 지역 농협 마트에서는 여전히 지역 화폐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국비 지원을 안 받기 때문에 가능한 건데 언제까지 될지는 기약이 없습니다.
[제주도 관계자]
"11월에 할인 발행할 때는 이제 행안부 방침을 그대로 적용할지를 내부적으로는 계속 검토하고 있습니다."
소상공인 지원이라는 지역상품권의 취지도 살리고, 농어촌 마을의 현실도 반영하는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현장카메라 공국진입니다.
영상취재 : 정승환 이기현 김한익
영상편집 : 정다은
공국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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