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관계자들이 출석한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을 두고 거친 설전이 벌어졌습니다.
대통령실과 여당이 홍 장군의 공산당원 이력을 육사 생도들의 정신 전력과 연관 짓자, 야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산당원 활동을 거론하며 왜 잣대가 다르냐고 반발했습니다.
나혜인 기자입니다.
[기자]
석 달 만에 열린 국회 운영위에 출석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최근 육사 앞 홍범도 장군 흉상 논란을 의식한 듯, 인사말부터 장병들의 정신 전력을 강조했습니다.
[조태용 / 국가안보실장 : (우리 장병들이) 투철한 대적관과 국가관, 대적 필승의 군인 정신으로 무장할 수 있도록 정신 전력을 강화해나갈 것입니다.]
홍 장군의 공산당원 이력 때문에 흉상을 옮기자는 논의는 국방부 소관이란 입장을 유지했지만, 독립군이 몰살당한 '자유시 참변' 이후 행적이 육사 정신과 맞는지는 더 일찍 검토해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여론을 살피던 여당도 홍 장군의 항일 업적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공과 과를 나눠 보자는 거라고 대통령실을 엄호했습니다.
[서정숙 / 국민의힘 의원 : 육사는 유사시에 우리 적과의 싸움에서 승리해야 하는 게 목표 아니겠습니까? 독립기념관으로 옮기는 것, 즉 이전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
흉상을 옮기면 생도들의 정신 전력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거라는 육사 출신 임종득 안보실 2차장의 발언까지 나오자, 야당은 발끈했습니다.
역대 육사 교장 중에는 친일 행적이 있는 인물도 있다며, 홍 장군 흉상을 옮길 거면 교장 사진도 치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유정주 / 더불어민주당 의원 : 홍범도 장군 흉상을 없애면서 친일 경력이 있는 원용덕 2대 교장의 사진을 보존하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 말하는 이념과 방향에 맞습니까?]
한때 공산당원이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휘호가 새겨진 육사 호국비에도 같은 잣대를 적용하라고 공세 수위를 높이자, 이번엔 대통령실이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전향한 뒤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이끈 박 전 대통령과 말년을 소련에서 보낸 홍 장군은 경우가 다르다며 설전을 벌였습니다.
[김대기 / 대통령 비서실장 : 박정희 전 대통령과 비교하는 건 좀 그렇죠. 전향하신 거랑은 다르죠. 끝까지 그렇게 가신 분하고…. (참 잣대가 이상합니다.)]
이념 논쟁은 결산 심사를 위해 국무위원들이 출석... (중략)
YTN 나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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