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잇따르는 흉악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살상력을 떨어뜨린 저위험 권총 3만 정을 현장 경찰관들에게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일선에선 이미 테이저건도 도입돼 있고 장비가 없어서 못 쓰는 게 아니라며 시큰둥한 반응입니다.
윤성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경찰관이 국내 업체가 개발한 권총으로 사격 시범을 보입니다.
격발에도 상체가 거의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반동이 작습니다.
그래서 목표물을 정확히 맞추는 것도 수월한데, 무게는 기존 권총보다 40% 가볍고 위력은 10분의 1에 불과합니다.
정부가 잇따르는 흉악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휴대성은 높이고 살상력은 낮춘 이른바 '저위험 권총'을 보급하기로 했습니다.
[윤석열 / 대통령 : 모든 현장 경찰에게 저위험 권총을 보급하고, 101개 기동대에 흉기 대응 장비를 신규 지급하겠습니다.]
기존 38구경 권총 2만2천 정에 더해 3년 동안 저위험 권총 2만9천 정을 지급할 계획입니다.
이렇게 되면 전국의 지구대와 파출소 소속 경찰관 5만여 명이 총기 1정씩을 소지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일선 경찰관들은 장비가 없어서 못 쓰는 게 아니라며 회의적인 반응입니다.
기동대 소속 경장은 YTN과의 통화에서 테이저건이 있어도 사용했다간 자칫 소송 등에 휘말릴 수 있어 난리가 난다고 말했고,
형사과 경위도 경찰 직위 안전성을 보장할 면책 제도가 마련되지 않는 한 실제로 사용할 일은 없을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26일 서울 주택가에서 양손에 흉기를 든 남성이 난동을 부릴 때도 경찰은 테이저건을 쏘지 않고 2시간 반 가까이 대치했습니다.
[이웅혁 /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 (총기) 사용 이후에 혹시 있을 수도 있는 여러 형태의 책임에서 국가가 상당 부분 감소시켜주는 현실성 있는 사용의 전제 조건도 함께 마련될 필요가 있습니다.]
또, 시민단체들은 단순히 경찰력만 강화하는 것으로는 범죄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고 비판합니다.
[최재혁 /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간사 : 이렇게 경찰력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갔을 때 첫 번째로 문제가 해결되겠느냐, 두 번째로 이게 이제 오남용에 문제는 없느냐 이런 식으로 고민이 되는 거죠.]
무엇보다, '1인 1총기'가 범죄를 예방하는 데서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도 미지수입니다.
YTN 윤성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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