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전남 여수에서 엽기적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차량 안에서 허벅지가 괴사된 채 두 사람이 발견됐었는데, 그중 한 명은 숨졌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수사해보니 충격적인 반전이 있었습니다.
박자은 기자와 사건을보다에서 짚어보겠습니다.
Q1. 박 기자, 당시 사건 간단히 정리해보죠.
네 지난달 29일 전남 여수의 자동차전용도로 졸음 쉼터에서 30대 남성 두 명이 발견됐습니다.
한 명은 이미 숨져 있었고, 한 명은 중상을 입어 의식을 잃은 상태였습니다.
숨진 A씨는 허벅지가 괴사한 상태였는데요, 경찰은 당시 의식을 잃었던 남성 B씨의 진술.
그리고 차 안에서 발견된 계약서 내용을 토대로, 두 사람이 채무관계 때문에 서로의 허벅지를 돌로 내려찍은 것으로 결론지었었습니다.
Q2. 그런데 둘 사이 범행이 아니었다고요?
네, B씨는 두 사람이 3년 전 온라인게임에서 알게 됐고, 채무 관계를 끝내고자 차에서 3주 가까이 지내며 잠들면 때리는 벌칙성 게임 같은 폭행을 했다고 진술했는데요, 사실 이해가 잘 안가는 내용이죠.
경찰이 두 사람 행적을 따라 CCTV와 차량 블랙박스 등을 조사했는데요, 제3의 인물이 포착됐습니다.
수사 결과 이 인물이 두 사람을 뒤에서 조종하면서 금품 갈취, 협박, 폭력까지 행사했던 겁니다.
Q3.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요?
경찰 관계자는 이 제3의 인물이 두 사람을 심리적으로 지배하는 일명 가스라이팅을 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4년 전 두 사람이 각자 법적인 문제로 고민할 때 자신을 변호사 사무장이라고 속이고 민사소송을 해결해주겠다고 나선 겁니다.
그 뒤로 변호사비와 소송비 명목으로 최소 4억 5천만 원의 가짜 빚을 만들고 이 돈을 갚으라고 요구한 겁니다.
액수는 점점 커졌고 두 사람은 제2금융권이며 가족, 친척에게까지 돈을 빌렸습니다.
하지만 올 초 빚을 갚지 못했고 결국, 사달이 났습니다.
Q4. 그 남성의 정체는 무엇이었나요?
이 남성, 두 사람과 같은 30대였는데요, 법률 지식조차 없는 무직이었습니다.
두 사람에게 요구한 빚도 모두 허위였는데요.
이들이 빚을 갚지 않자 사건 발생 한 달 전부터는 차량에서 숙식할 것을 요구했고요. 밥은 남성이 갖다주긴 했는데 계속 휴대전화로 감시했습니다.
심지어는 서로 허벅지를 때리라고 지시했습니다.
자신이 있는 장소 부근에 두 사람이 탄 차량을 세워놓고 수시로 폭행도 일삼기도 했는데요.
안타까운 점은, 정말 더웠던 지난여름 차량 에어컨도 못 틀게 하고 병원에도 못 가게 했다는 겁니다.
A 씨는 또 이들에게 "서로 채무 때문에 허벅지를 때렸다"고 하라며 세뇌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사건 이후 B씨가 경찰에 거짓진술을 한 건 남성에 대한 공포감과, 가스라이팅에 의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Q5. 이 남성,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긴 하는 겁니까?
살인 고의는 없었지만 자신 때문에 두 사람이 제때 병원을 못 간 것은 인정한다고 합니다.
경찰은 오늘A 씨를 살인과 준감금치상 혐의로 구속하고 사건을 검찰에 넘겼습니다.
경찰은 추가 피해자는 없는지 수사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건을보다였습니다.
박자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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