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살인적인 폭염’이라는 말을 쓰는데요.
더 이상 비유가 아니라, 팩트입니다.
지난 금요일부터 주말 사이 10명이 숨졌는데요.
전국 곳곳에 온열질환자가 천 명이 넘습니다.
홍진우 기자입니다.
[기자]
뙤약볕이 내리쬐는 비닐하우스.
국화 모종이 마를까 농민이 계속 물을 뿌립니다.
잠깐만 작업해도 얼굴이 금세 땀에 젖습니다.
[이동현 / 농민]
"3시간 정도 일을 하다보니까. 저도 모르게 막 쓰러지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현기증이 나서 주저 앉고 그런 정도로 많았어요."
비닐하우스 안에 조금 있어도 땀이 나고 숨이 턱턱 막히는데요.
밭 표면 온도를 재봤더니 60도가 넘습니다.
또다른 비닐하우스의 농작물도 말라비틀어졌습니다.
사흘 전 인근 비닐하우스에선 50대 남성이 쓰러져 병원에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발견 당시 남성 체온은 정상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경남도 관계자]
(체온이) 43도 였어요. 42도가 넘어가면 이제 목숨에 지장이 엄청 많이 갑니다.
이밖에 경기와 경북, 충북 등에서도 농사일을 하던 농민이 쓰러져 숨지는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질병관리청이 집계한 올 여름 온열질환자는 1,117명, 지난해 같은 기간 환자 수를 이미 넘겼습니다.
지난 금요일부터 주말 사이 숨진 사람도 10명에 달합니다.
인명 피해까지 불러온 폭염에 행정안전부는 오늘 지방자치단체와 긴급 대책회의까지 열었습니다.
우선 국립공원공단은 그동안 접근을 금지했던 전국 국립공원 56개 계곡의 출입을 다음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더위에 지친 등산객들이 가벼운 세수 등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조현진/ 창원 신월119안전센터]
"60대 이상 성인이나 어린이, 만성질환자들은 온열질환에 취약하므로 각별히 주의하셔야 합니다."
일부 지자체는 고령층 농민들이 밭에 나가지 않도록 계도 활동을 벌이고 나섰습니다.
채널A 뉴스 홍진우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승
영상편집 : 이태희
홍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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