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복잡해지고 갇힌 삶 속에서, '여름 외투'라는 단어로 우리에게 위로를 주는 시가 있습니다.
무더운 여름에 외투가 필요한 데에는 무슨 이유가 있을까요?
강보경 기자가 소개합니다.
여름 외투 - 김은지
낙타의 등 모양이라는 산에서 도시의 측면을 내려다보며 좁고 높은 건물의 옥상을, 올라가는 계단이 보이지 않는 옥상을 옥상이 아니라 하나의 뚜껑처럼 보일 때까지 응시했다
한 마을 하늘을 혼자 쓰는 새
광화문 전광판이 자그맣게 보이는 풍경이 게임보다 더 게임 같아
네온이 다시 유행이라고 하는데 형광이라는 말이 어딘가 촌스러운가 하면 네온사인이란 말은 더 오래된 말 같고 형광이란 단어도 시의 제목에 놓인다면 멋스럽지 않을까 뭘 쓸지 골몰하느라 단어들의 자리를 생각한 건 환승을 하면서였다
나를 놀이동산에 데려가준 사람들에 대해 쓸까 크리스마스카드에 절교하고 싶었다고 쓴 사람에 대해 그 사람이 나중에 같은 방식으로 상처 준 것에 대해 코감기 약을 먹고 꾼
잠수함 꿈에 대해
너무 늦게 걷는 것도 몸에 안 좋다던데 혼자서는 더 늦게 걷는다
관객석으로 만들어진 데크에 앉아 운동화를 벗었을 때 바람에 꿀이 든 것처럼 쾌적한 날씨라는 것을 깨닫고 당황해서 계단에 등을 기댔다
‘실외기'의 이름을 풀어본다 바깥기계 대체 어떻게 이렇게 섭섭하게 이름을 지을 수 있는지, 이처럼 특별하고 단정한 이름이 또 있을까, 싶기도 하고
갑자기 퇴직하고 갑자기 휴일을 보내면서
내가 쓰고 싶은 건 여름 외투 겨울보다 추운 실내에서 어깨를 감싸주는 그런 시
여름 외투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된 계기는?
[김은지 / 시인 : 추위에서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있는 한 벌의 여름 외투처럼 시라는 여러 가지 기술과 마음과 이런 것들이 들어간 문장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좀 보호할 수 있는 그런 시를 쓸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이 시대 현대인들에게 결핍된 것은?
[김은지 / 시인 : 아무래도 복잡해지고 너무 많은 것들이 일어나는 삶을 살다 보니까 아무리 열심히 노력을 해도 뭔가가 부족하거나 또 새로 준비해야 되는 일들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람들한테 조금 더 안정감이 있으면 좋겠다....]
지금 우리 곁에 있는 여름 외투는?
[김은지 / 시인 : 제가 직접 알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뿐만 아니라 간접... (중략)
YTN 강보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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