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채널A 집중호우 특집 뉴스 TOP10 (17시 20분~19시)
■ 방송일 : 2023년 7월 18일 (화요일)
■ 진행 : 김종석 앵커
■ 출연 : 구자룡 변호사,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 최병묵 정치평론가,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
[김종석 앵커]
이야기가 조금 나왔고. 그런데 이제 불체포특권 포기하면서 조건이 붙었는데 ‘정당한 영장청구에 대해서’라고 했습니다. 어떻게 보셨어요?
[구자룡 변호사]
저것은 사실 말장난이죠. 결국은 받아들인 것처럼 하면서 실질적으로 받아들인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돈을 빌렸는데 채권자가 ‘갚아. 갚아.’ 그럴 때 ‘안 갚아. 안 갚아.’ 이러다가 ‘갚을게. 단, 내 마음 내킬 때.’라고 단서를 달면 이것이 갚겠다는 뜻인가요? 단서라는 것이 그래서 위험한 것이고 정치권에서도 항상 그러잖아요.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그 디테일 하나 집어넣으면 전체가 그냥 완전히 망그러지는 것이거든요? 정당한 영장청구라고 하면 무엇이 입장이 달라질 것이 있을까. 왜냐하면 여태까지 다 영장청구 왔을 때마다 조작 수사, 기획 수사, 야당 탄압 이렇게 해오셨잖아요.
그러니까 본인들은 그냥 그 자체로 국민들에 대해서 ‘부당합니다. 부당한 영장청구입니다.’라고 해오셨어요, 되든 안 되든. 그냥 녹취록이 있어도 그렇게 주장을 해오셨어요. 그런데 이제부터 오면 예를 들어서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 청구가 되거나 윤관석, 이성만 의원에 대해서 재청구 되거나 그럴 때 입장 바꿔가지고 ‘이제는 보니까 정당합니다.’ 이렇게 하실까요? 절대 그럴 리가 없거든요. 입장 변화도 없고, ‘여태까지 그러면 저희가 했던 것에 대해서는 정당한 청구임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부결시켰습니다.’ 이렇게 인정하실 것인가요? 그것도 아니에요. 그러니까 이것은 결국은 아무것도 받아들인 것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영장청구에 대해서는 제가 하나만 덧붙이고 싶은 것이. 이것이 17세기 영국에서 도입되었던 것이, 왕이 군대를 들고서 그냥 쳐들어가가지고 의회에서 체포를 직접 할 수 있었을 때 만들어진 것이에요. 그때 삼권분립이 안 되어 있으니까 왕이 그냥 체포하면 하는 것이었거든요? 그런데 삼권분립 시스템이 왔을 때부터 세계적으로 사문화가 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독일에서는 지금 체포동의안에 대해서 그 동의를 하는 것이 95% 이상이에요. 사문화되어 있고, 일본에서는 60년간 딱 2건밖에 부결된 사례가 없어요. 우리만 그런데 방탄국회라는 말이 있을 정도잖아요. (그러니까 400년 전 이야기다, 이 말씀 하시는 거예요?) 그렇죠. 그러니까 민주당의 인식이 지금 17세기로 퇴화해버렸다, 이 뜻이고.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우리나라가 영장실질심사가 도입이 되었거든요, 90년대에? 여기서 급격한 변화가 있어요.
왜냐하면 그때는 서류로만 영장 발부에 대해서 판사가 심사를 했기 때문에 피의자가 자신의 내용을 주장해가지고 판단을 받을 상황이 없었어요. 그래서 그때는 100건 중의 45건이 구속기소가 되었는데 영장실질심사 이후에는 100건 중의 15건만 발부가 되어서 구속기소가 돼요. 현격한 차이가 벌어졌기 때문에 영장실질심사 도입된 이후에는 국회의원이 이런 특권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 학계에서도 사실 굉장히 많이 나온 내용인데. 쭉 사문화되어 오다가 이제 와서 갑자기 17세기로 퇴화하고, 영장실질심사 이야기 싹 빼버리고, 특권을 누려야겠다고 하는 것은 그냥 법리도 아니고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저는 조금 납득하기는 어려운데. 이제 와서 저런 사족까지 다는 것은 더더욱 납득하기가 조금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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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리=도혜원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