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의정부에 있는 어린이병원.
문을 연 지 한 시간이 안 돼 대기번호는 50번을 넘어섰고, 아파서 우는 아이와 보호자들이 뒤섞이며 도떼기시장을 방불케 합니다.
밤새 고열에 시달린 아이를 안고 아침 7시부터 줄을 선 엄마는 평소와 비교하면 그나마 한산한 거라고 말합니다.
[김주홍 / 경기도 양주시 : 대기 시간이 기니까 그 시간 안에 오히려 다른 게 전염될까 봐 못 올 거 같다고 할 정도로 사람이 진짜 여기 많고…열이 안 떨어져서 그냥 아침 7시에 나와서….]
이 병원은 의사를 더 뽑으려고 해도 구할 수가 없는 데다, 직원 인건비 등은 오르면서 진료시간 단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최용재 / 튼튼어린이병원장 : 저희가 1인당 6시 이후에 9,200원인가를 더 받거든요. 직원들에게 인건비라든가 이런 걸로 나가는 돈보다 훨씬 적기 때문에 이거(진료시간)를 줄여야 하는 게 사실은 맞습니다.]
이처럼 동네 소아과 의원과 대형 병원 사이, 허리 역할을 하는 아동병원들 10곳 중 7곳이 진료 시간을 줄일 계획이 있고, 그 시점은 5개월 안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앞서 소아청소년과 간판을 내리겠다고 선언한 개원의들은 미용과 성인 진료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경증과 준중증 소아 진료를 담당하는 1차, 2차 의료 현장 붕괴에 응급 소아들마저 '응급실 뺑뺑이'를 전전하며 위기가 심화하고 있는 겁니다.
정부는 평일 야간과 휴일에 문을 여는 달빛 어린이병원과 소아전문 응급의료센터 등 각종 시설 확충을 발표하고 있지만,
소아과 의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의사 돌려막기'에 불과할 거란 지적입니다.
[강은식 / 대한아동병원협회 부회장 : 아동병원에서의 의료진의 이탈이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결국은 종합병원 아니면 대학병원에 입원 전담의라든가 응급실 병원 쪽으로 많은 인력들을 사실 유출을 당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아랫돌 빼서 윗돌 막고 아랫돌은 계속 1차, 2차 의료가 붕괴되는 시점이라고 생각됩니다.]
결국, 의료 수가 조정 등 현실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소아과 의사들의 도미노 이탈은 막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YTN 신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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