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음주 뺑소니’ 혐의 기소…징역 20년 구형
"도주 의사 없었다고 볼 수도 있다"…뺑소니 무죄
뺑소니 제외하고 모두 유죄…징역 7년 선고
지난해 서울 청담동에 있는 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음주 상태로 차를 몰다 초등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가해자가 도주할 의사를 가졌던 건 아니라고 볼 여지가 있다면서 '뺑소니'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는데, 유가족은 즉각 항소를 요구했습니다.
김철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12월, 방과 후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9살 이 모 군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졌습니다.
사고를 낸 30대 운전자 A 씨는 곧바로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떠났다가, 20m 정도 떨어진 자신의 집에 차를 세운 뒤에야 현장으로 돌아왔습니다.
당시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이었습니다.
[사고 목격자: (지난해 12월) 창문이 다 열려 있는 상태였는데도 차량 안에서 술 냄새가 확 느껴졌어요.]
이후 검찰은 A 씨를 음주 뺑소니 혐의 등으로 기소했고, 결심 공판에서 징역 20년을 구형했습니다.
A 씨 측은 혐의를 대체로 인정했지만, 도주 혐의만은 완강히 부인했습니다.
피해자를 차로 친걸 배수로를 넘은 것으로 오인했고, 자택 주차장에 다다라 사고 가능성을 인지한 뒤 곧바로 현장으로 돌아가 사고 사실을 알렸다는 겁니다.
1심 재판부는 현장 검증 결과 등으로 미루어 볼 때 A 씨가 차로 사람을 쳤다는 사실을 어렴풋이나마 알았을 거라면서도, '도망친 건 아니다'는 주장은 일부 받아들였습니다.
A 씨가 사고를 낸 뒤 더 멀리 달아나지 않고 20m 정도 떨어진 자신의 집으로 향한 점, 주차하고 다시 밖으로 나오는 데 10초도 채 걸리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도주 의사가 없었다고 볼 수도 있다는 겁니다.
'도주치사'를 뺀 나머지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한 재판부는 A 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면서 A 씨가 전방주시 의무만 다했더라도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고 질타한 뒤,
9살에 불과한 어린 학생이 꿈을 펼치기도 전에 세상을 떠나 가족들이 차마 헤아리기 어려운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재판이 끝난 뒤 유족은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습니다.
또 다른 희생을 막기 위해선 더 강한 처벌이 필요하단 겁니다.
[피해 아동... (중략)
YTN 김철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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