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을 노리고 만삭 아내를 교통사고로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무죄를 확정받은 남편이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도 최종 승소한 대법원 첫 판단이 나왔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다른 재판에서도 남편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커진 건데, 모두 승소할 경우 받게 될 보험금은 수십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민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4년 8월 23일 새벽,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천안나들목 부근에서 한 승합차가 정차 중이던 화물차를 들이받는 사고가 납니다.
이 사고로 조수석에 타고 있던 만삭의 캄보디아 출신 20대 아내가 숨졌지만, 운전자였던 남편 A 씨는 크게 다치진 않았습니다.
단순 교통사고처럼 보이던 이 사건은 아내 앞으로 들어둔 보험계약만 30여 건, 사망 보험금 규모만 95억 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계획적 범행이란 의심을 샀습니다.
결국 검찰은 살인 혐의 등으로 A 씨를 재판에 넘겼고 1심은 무죄, 2심은 무기징역으로 법원 판단은 엇갈렸습니다.
대법원의 최종 판단은 무죄였습니다.
피해자 사망으로 인한 보험금 상당 부분은 일시에 나오는 게 아닌 데다 특별히 경제적 어려움이나 아내와의 불화가 없었고 임신한 태아까지 같이 숨지게 할 만큼 범행 동기가 선명하지 않다는 취지였습니다.
무죄가 확정된 A 씨는 보험사들을 상대로 한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도 대부분 승소했습니다.
그러다 최근 여러 보험금 청구 소송 가운데 A 씨의 손을 들어주는 대법원 첫 판단이 나왔습니다.
앞서 1심은 다수의 보험계약을 통해 돈을 부정 취득할 목적으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인정하긴 부족하다고 판단했고,
판결은 2심을 거쳐 대법원에서 확정됐습니다.
확정된 판결이 나온 만큼 새로운 사실관계나 쟁점이 나오지 않는 이상 다른 보험금 소송에서도 A 씨가 승소할 가능성은 커졌다는 관측입니다.
[김성훈 / 변호사 : (보험금 청구 소송이 여러 개라 하더라도) 사고 원인과 책임에 관한 대법원 판단이 기타 나머지 사건들에서도 존중돼서 그 내용대로 결론 날 가능성이 큽니다.]
다른 보험금 소송 하급심 재판부도 이번 대법원 판결을 고려할 것으로 보여, 최종 지급될 보험금 규모는 법정 지연이자까지 수십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YTN 최민기입니다.
YTN 최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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