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밤만 되면 대로변은 물론 주택가 도로까지 대형 화물트럭들로 점령되기 일쑤입니다.
사고 위험도 적지 않습니다.
화물차 주인들은 주차 공간이 턱없이 부족해 거리에 세울 수 밖에 없다고 항변합니다.
현장 카메라, 공국진 기자입니다.
[기자]
광주시 한 구청에 나와 있습니다.
요즘 대형 화물차들이 밤마다 불법 주차를 해 불편하다는 민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실제 상황은 어떤지 구청 단속반과 함께 나가보겠습니다.
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
대형 화물차들이 도로 한켠을 점령했습니다.
주정차 금지 표지판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차량 통행이 많은 큰 길도 마찬가지.
주차 단속 현수막이 걸렸지만 화물차들이 길게 줄지어 있습니다.
[지기현 / 광주 광산구청 교통지도팀]
"공회전 때문에 소음과 공해, 이면 도로에 있는 대형 화물차로 인해서 교통사고 유발 그런 것 때문에 민원이…."
자정부터 새벽 4시 사이 1시간 이상 주차하면 단속 대상입니다.
[현장음]
"단속됐습니다."
단속팀 차량 카메라에 두 번 찍힌 화물차인데요.
이렇게 적발되면 최대 2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단속이 시작되자 운전자들이 다급히 차량을 옮깁니다.
[화물차 운전자]
"(단속 나오면 좀 어떠세요?) 내가 혹시나 하고 (단속하는지) 지금 물어보는 거예요. 하루 일당이 날아가는데."
단속이 있을 때마다 반복되는 풍경입니다.
[현장음]
"단속하시나요. 지금 차 빼려고요. (단속) 아직 안 하셨죠."
노란색 번호판을 단 영업용 화물차는 지정된 차고지에만 주차해야 합니다.
주차 공간을 확보했다는 걸 입증해야 등록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시내에서 가장 가깝다는 차고지를 가봤습니다.
차로 20분 이상 달려야 도착합니다.
그나마 빈 곳은 찾을 수 없습니다.
광주시에 등록된 영업용 화물차는 1만 4천여 대, 반면 공영차고지는 단 2곳, 주차면은 688면에 그칩니다.
[트레일러 화물차 운전자]
"시에서 화물차 주차장 하나 만들어주면 좋은데…, (공영차고지) 신청하려고 했는데 5년 대기예요. 5년 대기."
[현장음]
"차가 왜 이러나…아이고…"
불법 주차된 화물차를 들이받아 일가족 4명이 숨진 부산 싼타페 사고.
6년이 지났지만 달라진 게 없습니다.
사고가 난 바로 그 자리지만, 대형 화물차들이 불법주차 중입니다.
부산항만공사는 예전 주차장을 폐쇄하고 지난달 우암부두에 새 화물차 주차장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가격은 올랐고 주차공간은 더 좁아졌습니다.
[화물차 운전 기사]
"비싼데 그런 주차장도 자리가 별로 없어요. 주차하기가 맨날 걱정입니다. 늦게 가면 차 댈 데가 없으니까 그냥 근처에 차를 대니까"
전국 영업용 화물차는 43만 8천여 대.
공영차고지는 전국 39곳, 주차공간은 9천 6백 면에 그칩니다.
42만 대 이상이 밖으로 내몰리는 셈입니다.
[지자체 관계자]
"시내 같은 경우는 땅도 없고 또 있다 하더라도 보상비가 어마어마하거든요. 예산만 많이 있으면 저희도 시내에다가 만들고"
모두가 손을 놓는 동안 위험천만한 야간 주차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공국진입니다.
영상취재 : 정승환 김현승
영상편집 : 이희정
공국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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