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틀 전 강릉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이 많은데요, 활발하게 활동해온 자폐증 화가의 작품이 모두 탔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어려울 때 서로 돕는 힘이 되는 소식도 들립니다.
강경모 기자입니다.
[기자]
건물이 모두 타 뼈대만 남았습니다.
내부엔 검은 재와 타다만 책들이 흩어져 있습니다.
자폐증을 앓으면서도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기념 전시회 등 활발한 작품활동을 해온 이장우 화가의 작업실입니다.
개인전을 불과 석 달 앞두고 평생을 그려온 4백여 점 작품들과 화구들까지 모두 잿더미가 됐습니다.
[정용주 / 이장우 작가 모친]
"(장우가) 어제 저녁에 이거 불나는 거를 보여주더라고요. 2층 화실은 남아 있다고 달랬는데, 엄마 2층까지 다 이제 소용 없어졌어요.(하더라고요.)"
한숨과 비탄이 가득한 산불 현장 한켠에선 희망도 보였습니다.
불이 난 야산에서 진화 작업에 참여한 남성이 카메라에 포착됩니다.
소방대원도 공무원도 아닌 강원 정선군에서 한달음에 달려온 농민이었습니다.
1톤 살수 차량을 몰고 진화를 돕고는 불이 꺼지자 조용히 떠났습니다.
이름도 알리지 않았습니다.
[강상천 / 마을 주민]
"쉽게 소화가 되지 않는 불이기 때문에 계속 물을 쏴 주셨습니다. 언젠가 찾아서 꼭 인사를 드리고 사례를 하든지 마음을 전하겠습니다."
이재민과 소방관 등을 위해 식음료를 무료 제공하는 카페나 음식점들도 늘고 있습니다.
[최유진 / 무료 음료 기부 카페 팀장]
"많이 애써주셔서 빨리 잡힌 거 같아서, 작은 도움이라도 될까 싶어서 (음료 기부) 운영을 하게 됐어요."
한 아동복 매장은 아이 옷들을 구호품으로 내놨습니다.
[이상은 / 아기 옷 기부 가게 사장]
"구호물품 나오는 거 보니까 아기들껀 많이 안 나온다고 하셔서 (기부하게 됐습니다.)"
잿더미 속에서 더 뜨거운 온정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강경모입니다.
영상취재 : 김민석
영상편집 : 박혜린
강경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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