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우디 정책 바뀌었나…감산에도 "80년 전략 파트너"
[앵커]
미국은 산유국 협의체, 오펙 플러스의 대규모 추가 감산계획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감산 결정 때보다는 비판 수위가 크게 낮아져 중동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중국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워싱턴 강병철 특파원입니다.
[기자]
작년 10월 산유국 협의체, 오펙 플러스가 하루 200만 배럴 감산을 발표하자 백악관은 '후과'를 경고하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고유가 해결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전격 방문한 지 석달 만에 뒷통수를 치는 결정을 내린 것이기 때문입니다.
"세계 경제가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에 대응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유 생산량 감축은 근시안적인 결정입니다. 오늘 발표로 OPEC 플러스가 러시아와 협력하고 있는 것이 분명해졌습니다."
반체제 언론인 암살 사건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를 '왕따'로 만들겠다고 공언했지만 자존심을 굽혔고 암살 배후로 지목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주먹 인사'까지 했습니다.
그럼에도 돌아온 감산 결정에 미국은 격분했고 당시 사우디와 관계 재검토까지 시사했습니다.
그로부터 6개월 뒤, 오펙 플러스는 사우디의 주도 아래 또 다시 하루 116만 배럴을 추가 감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번에도 백악관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지만, 그 강도가 전보다 크게 약해져 눈길을 끌었습니다.
"시장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감산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생산량이 아닌 미국 소비자들을 위한 가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사우디를 달래려는 듯, 관계 재검토 언급은 통상적인 차원이었단 해명과 함께 사우디는 여전히 미국의 전략적 파트너라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이 중동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가운데 미국도 대 사우디 정책 변화를 시사하는 대목으로 해석됩니다.
앞서 지난달 사우디는 중국의 중재로 이란과 외교관계 복원에 합의했으며 시리아와도 관계 회복을 꾀하고 있습니다.
사우디가 중국과 밀착하는 동시에 역내 국가들과 갈등 해소에 나서면서 전통적 우방인 미국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는 게 외신의 분석입니다.
워싱턴에서 연합뉴스 강병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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