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린이대공원을 탈출해 도심을 활보했던 얼룩말, 어제 전해드렸죠.
그런데 알고보니 사연이 있었습니다.
부모를 잃은 뒤부터 거친 방황이 시작됐다고 합니다.
홍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얼룩말 우리 바로 옆에 사는 캥거루가 세로에게 다가갑니다.
세로는 고개를 강하게 흔들며 신경질을 부립니다.
사육사가 손으로 과일을 건네도, 주저하는 모습입니다.
실내로 들어가길 거부하거나, 사육사를 향해 거칠게 앞발을 들기도 합니다.
어제 동물원을 탈출해 세시간 넘게 도심을 활보하다 마취총 7발을 맞고 포획된 얼룩말 세로.
네살 수컷인 세로는, 지난 2021년 엄마를, 이듬해엔 아빠를 잃고 혼자가 됐습니다.
[허호정 / 사육사]
"(세로가) 애기인데 엄마가 먼저 하늘나라로 갔어요. 아빠랑 둘이 살았는데…. 아빠가 나가면 따라 나가는 거고 그렇게 생활을 하다가 혼자가 되었으니…"
겁이 많던 세로는 더 예민해졌습니다.
어제 자기 키보다 큰 나무 울타리를 부수고 탈출한 것도 무언가에 크게 놀랐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포획 직전 낯선 주택가에서 만난 세로의 당황한 모습에 사육사는 마음이 아팠다고 말합니다.
[허호정 / 사육사]
"너무 이 친구가 놀란 상태인 거예요…호흡이 된 상태를 보면 너무 불규칙하게…힘들어하는 게 보여서"
세로는 현재 동물원 우리 안쪽의 내실에서 쉬고 있어 모습을 볼 수는 없었지만 건강한 상태입니다.
[서울어린이대공원 관계자]
"아침에 가서 보니까 건강해요. 어제 무슨 일이 있었나 싶은 그런 표정으로…."
동물원 측은 기존 1.3m의 울타리를 더 높이는 한편, 암컷 얼룩말을 데려와 세로와 짝을 지어줄 예정입니다.
채널A 뉴스 홍란입니다.
영상취재 : 한효준
영상편집 : 김문영
홍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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