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이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고인이 마지막으로 남긴 글엔 관리소장에게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경찰이 직장 내 갑질 여부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최재원 기자입니다.
[기자]
아파트 정문에 검은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아파트 경비원의 사망 소식을 알리고 관리소장의 책임을 물으려고 동료 경비원들이 만든 겁니다.
경비원 70대 박 모씨는 어제 아침 7시 40분쯤,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졌습니다.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동료들에게 보낸 호소문에는 아파트 관리소장이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줬다며 책임져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동료들은 경비반장이었던 고인이 지난해 12월 부임한 관리소장 지시로 일주일 전 일반 경비원으로 강등됐다고 말합니다.
[동료 경비원]
"그 분이 10년 동안 여기에서 반장으로 근무를 했어요. 하루아침에 저 사람(관리소장)이 와서 대원으로 강등시켜서…."
평소 관리소장이 나이가 많다며 이직 압박을 가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동료 경비원]
"(고인이) 75세인데, 머리 색깔이 허여니까. 딴 데(직장) 가라 이거에요.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머리 염색까지 (시키고)."
관리소장은 "반장이던 분들이 일반 경비원이 된 건 경비 용역업체가 바뀌면서 자동으로 반장이 교체됐기 때문"이라며 갑질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호소문도 고인 의사로 쓰인 게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아파트 관리소장]
"갑질한 것이 한 개도 없습니다. 한 건도 없어요.누가 써준 걸 보고 그대로 썼어요."
이 아파트에선 일주일 전에도 청소 근로자가 심장마비로 사망했습니다.
두 달간의 수습 기간 뒤 정직원 전환이 무산된 걸 관리소에서 통보받은 다음날이었습니다.
경찰은 관리소장을 상대로 직장 내 갑질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입니다.
채널A 뉴스 최재원입니다.
영상취재: 김명철
영상편집: 김태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