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소은행 주가 폭락…연쇄 파산 우려 확산
[앵커]
조 바이든 정부가 실리콘밸리 은행 파산에 신속 대응하며 조기 진화에 주력하고 있지만 연쇄 파산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뉴욕증시 개장과 함께 중소은행들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몇몇 은행은 거래가 중단됐다 풀리기를 반복했는데요.
워싱턴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이경희 특파원
[기자]
네. 미국 정부가 예금 전액 보호 조치와 함께 돈이 필요한 금융기관에 자금을 빌려주곘다는 대책을 신속히 내놨는데요.
그럼에도 시장의 우려는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다음 타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는 지역기반 중소 은행들의 주가가 크게 흔들렸는데요.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은 뉴욕증기 개장과 동시에 주가가 무려 70% 대폭락했고 팩웨스트 뱅코프, 자이언 뱅코퍼레이션, 코메리카 은행도 30~40% 이상 급락해 거래 중단조치가 내려졌다 풀리기를 하루 종일 반복했습니다.
이 가운데서도 실리콘밸리 은행과 마찬가지로 스타트업 기업을 주고객으로 하는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을 향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대규모 인출사태를 대비해 미 연준 등으로부터 긴급 자금을 조달해, 가용 유동성을 700억달러로 늘렸다고 밝혔지만 고객들을 안심시키기엔 충분치 않아 보입니다.
리퍼블릭 은행 짐 허버트 회장은 CNBC 방송에 출연해 우려할만한 대규모 자금인출 사태는 없고 예금 인출 등 은행 업무도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했지만, 현재까지의 인출 규모에 대해선 공개를 거부했습니다.
[앵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정부에서 완화된 금융 규제를 다시 강화할 뜻을 밝혔다고요?
[기자]
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금융기관 개장 시간에 맞춰 기자회견을 하고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를 다시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도입한 금융 규제를 트럼프 전 행정부가 완화했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촉발됐다는 주장입니다.
오바마 정부는 도드-프랭크 법을 포함해 실리콘밸리 은행과 시그니처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에 엄격한 규제를 적용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트럼프 정부는 이러한 규제 일부를 없앴습니다.
실제 트럼프 정부는 2018년 법을 개정해 대형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중소·지방은행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했는데요.
이번에 파산한 실리콘밸리 은행 그레그 베커 최고경영자는 당시 관련 청문회에 출석해 "그냥 돈을 빌려주는 은행인데 대형은행들처럼 까다로운 규제를 받는 것이 합당하지 않다며 완화를 촉구한 바 있습니다.
결국 이들의 요구가 관철된 것이어서, 이같은 조치가 중소은행들의 몰락을 앞당겼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됩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연설에서 예금액 전액 보전 등 은행 파산 대응에 들어가는 비용은 은행들이 예금고험기금에 내는 수수료로 충당할 것이라며 세금으로 메우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앵커]
은행 파산 여파가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쏠리는데요.
당장 다음 주 회의가 예정돼 있는데 어떤 전망이 나오나요?
[기자]
네. 지난 주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연준이 다음 주 기준금리 인상 폭을 다시 빅스텝으로 키울 수 것이란 전망이 커지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나 실리콘밸리 은행 파산 사태로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는데요.
시카고 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서 빅스텝 전망은 자취를 감췄고 0.25%p, 베이비 스텝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가 "연준이 긴축기조는 이어가되 이달에는 숨을 고를 것"이라며 동결을 전망한 이후 이번엔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란 예측도 꽤 높아졌는데요.
시장에서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해소와 금융시스템 안정 두 가지 역할 가운데 이번엔 금융시스템 안정을 택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금리를 동결할 경우, 연준이 가장 경계하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심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연준의 고민은 한층 더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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