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가수사본부장에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 파문이 쉽사리 진화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아들의 학폭 사건 처리 과정에서 보인 정 변호사의 처신, 그러니까 아빠 찬스가 더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의도적 소송 지연 같은 갖가지 '법 기술'을 썼다는 의혹 때문인데, 자신들이 낸 소송을 스스로 무효라고 주장하기도 했답니다.
백승우 기자입니다.
[기자]
2018년 3월 강원도 명문 자사고에서 학폭위가 열렸습니다.
가해자인 정순신 변호사의 고2 아들은 '사과' 대신 '유감'이란 표현을 썼습니다.
[당시 학폭위 참석 경찰관]
"그거 하나는 기억나는데요. 유감스럽다는 말을 한 거는. 정치인이나 이런 분들이 사과를 표명할 때 쓰는 말로 들렸습니다.고등학교 또래 친구들이 사과를 할 때는 '미안하다' 이런 표현을 많이 쓰죠."
당시 대전지검 홍성지청장이었던 정 변호사는 학폭위에 참석해 두 차례 직접 아들을 변호하기도 했습니다.
"물리적으로 때린 것이 있으면 변명의 여지가 없지만 언어적 폭력이니 맥락이 중요하다"며 아들을 감쌌습니다.
아들의 주도로 피해 학생이 '블랙방'이라는 기피 학생을 모아둔 기숙사에 보내졌다는 의혹에 대해선 "그런 제도 자체가 문제"라며 학교 탓을 했습니다.
2심 재판 과정에선 희한한 일도 벌어집니다.
원고 측인 정 군이 "가해자는 소송을 낼 수 없다"며 소송 무효를 주장한 겁니다.
[이지헌 / 학교폭력전문 변호사]
"지금 돌아가는 상황이 승소가 어려워 보이니까 2심에서 부적법 각하 판결을 받아서 결과적으로 소송이 지연되는 그런 결과가 발생하는 것이죠."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인정하지 않았고, 대법 판결까지 13개월이 걸렸습니다.
야당은 부실 검증에 대한 책임자 문책을 요구했지만, 한동훈 장관은 몰랐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한동훈 / 법무부 장관]
"제가 나중에 그 상황을 보고를 받아보니까 여러 단계에서 한 번도 제대로 걸러지지 않았던 것 같아요. 몰랐던 것 같고요. 몰랐으니까 대통령실에서 바로 철회하지 않았겠습니까."
채널A 뉴스 백승우입니다.
영상취재 : 채희재
영상편집 : 강 민
백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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