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담배꽁초에서 나온 DNA, 이런 아주 작은 단서가, 장기 미제 사건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죠.
그 결과 검거된 대전 국민은행 강도 살인의 범인 이승만과 이정학.
오늘 이들에게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20년 중형이 선고됐습니다.
사건 발생 22년 만입니다.
김태영 기자입니다.
[기자]
2001년 12월 21일 대전 국민은행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권총 강도 살인 사건, 현금 가방을 운반하는 은행원을 권총으로 살해한 뒤 현금 3억 원이 든 가방을 갖고 달아났습니다.
범행에 사용된 총은 사건 두 달 전 순찰 중인 경찰관을 차로 들이받은 뒤 빼앗은 것이었습니다.
미제 사건이 될 뻔했지만 2017년 불법 게임장에서 발견된 담배꽁초의 DNA가 범행 당시 쓴 마스크의 DNA와 일치한 게 밝혀지며 실타래가 풀렸습니다.
이후 5년간의 수사 끝에 주범 이승만과 공범 이정학이 덜미가 잡혔습니다.
[이승만 / 지난해 9월]
"언젠가는 제가 지은 죄(에 대한 벌)를 받을 줄 알고 있었습니다."
[이정학 / 지난해 9월]
"피해자분께 깊이 사죄드립니다."
오늘 1심 법원은 주범인 이승만에게 무기징역을, 공범 이정학에게 징역 20년형을 선고했습니다.
사건 발생 22년 만에 첫 단죄입니다.
재판 내내 이들은 줄곧 자신이 총을 쏘지 않았다고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군대를 안 간 이정학과 달리 이승만은 군대에서 수색대대 출신으로 총기를 다루는데 익숙하다며 총을 쏜 사람은 이승만이 맞다고 봤습니다
그런데도 모든 잘못을 이정학에게 돌리는 등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습니다.
이정학에 대해서는 범행의 사실관계를 인정하며 사건 경위를 진술하는 등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봤습니다.
앞서 검찰은 이승만에게 사형을, 이정학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한 바 있습니다.
당시 이승만은 사형을 구형해줘 고맙다고 했지만, 오늘 선고에선 입을 굳게 다물었습니다.
채널A뉴스 김태영입니다.
영상취재:박영래
영상편집:유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