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이 3억5천만 내놨던 서울 관악구 빌라.
한참 동안 팔리지 않다가 지난 2021년 6월 8천7백만 원이나 비싼 4억3천7백만 원에, 그것도 전세로 실거래가가 등록됐습니다.
이후 한 달도 안 돼 같은 금액에 매매계약도 등록됩니다.
이른바 '깡통 전세' 빌라 사기 일당이 임차인을 속여 비싼 전세계약을 성사시킨 뒤 해당 세대를 신용불량자 명의로 넘긴 겁니다.
이른바 '동시 진행'으로 임차인이 낸 전세보증금 가운데 원래 집주인이 3억5천만 원을 챙기고 나머지 8천7백만 원은 일당이 웃돈 명목으로 가로챘습니다.
전세 계약이 오는 7월 끝나는데 임차인은 보증금을 돌려받을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빌라 전세 사기 피해자 : 제가 집을 찾을 당시에 워낙 집값이나 전셋값이 많이 올라있는 상태여서 그렇게 크게 엄청나게 의심하지 않고 제가 찾아보지 않은 것도 있죠.]
일당이 전세 사기를 벌인 빌라는 경찰이 확인한 것만 수도권 152채, 전세보증금으로 361억 원입니다.
그런데 같은 일당에게 같은 방식으로 속은 임차인 가운데 상당수는 보증금을 모두 돌려받을 길이 있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HUG가 공시가격의 150%까지 전세보증금반환을 책임지는 보험에 가입해서인데 이번 사례에서는 120여 건입니다.
HUG는 주인이 돌려주지 않은 보증금만큼 임차인에게 먼저 지급하고 집주인을 상대로 보증금을 돌려받는 절차에 들어가는데 명의상 집주인이 노숙자나 신용불량자여서 피해를 떠안을 개연성이 큽니다.
일당도 보험에 가입하면 전세보증금을 모두 돌려받을 수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려 매매가보다 비싼 전세계약을 유도한 거로 조사됐습니다.
[이완섭 /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 국토부 공시가의 150%와 실제 빌라를 팔려는 애초 매매(희망)가의 차이가 큰 거를 고르는 거죠. 그래야 웃돈 수익이 많아지니까.]
경찰은 빌라 사기 조직과 명의 모집 조직, 명의 유통 조직과 명의 대여자 등 113명을 붙잡아 이 가운데 5명을 구속했습니다.
YTN 김종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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