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재벌가 자제들의 마약 스캔들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 17명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재벌가, 고위공직자 아들, 연예인 등 다수가 포함됐고요.
이중에서도 대마 유통책 역할은, 남양유업 창업주의 손자인 홍모씨가 한걸로 드러났습니다.
구자준 기잡니다.
[기자]
용산의 한 호텔 지하주차장.
운동복에 슬리퍼를 신은 남성이 하얀 비닐봉지를 들고 승용차 조수석에 탑니다.
잠시 후 차에서 내리는 남성의 손에는 작은 종이봉투가 들려있습니다.
돈 봉투입니다.
남양유업 창업주의 손자인 홍모 씨가 지인에게 액상 대마 카트리지 20개와 대마 14g 정도를 670만 원에 팔아 넘기는 모습입니다.
홍 씨는 호텔에 거주하면서 대마를 흡입하고 지인들에게 대마를 팔았습니다.
홍 씨는 상습 필로폰 투약으로 물의를 빚었던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인 황하나 씨와 사촌지간입니다.
홍 씨에게서 마약을 산 사람 중엔 금융지주사 회장 사위나 모 그룹 창업자 손자, 전 경찰청장 아들 등 유력계층 자제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들이 다시 주변인들에게 대마를 팔면서 일종의 마약 카르텔이 형성됐다는 게 검찰의 설명입니다.
[신준호 /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장]
"최근 SNS상의 비대면 마약 거래와 달리 본 건은 서로 인적관계로 얽혀있는 상황으로, 자신들만의 마약 카르텔을 형성하여…"
카르텔을 통해 퍼진 대마의 중독성은 심각했습니다.
미국 국적 가수 안모 씨는 가족과 함께 살면서 방 하나를 대마 재배 전용으로 사용하고, 주변 감귤밭에 대마 나무를 심었습니다.
모 건설회사 회장의 아들은 임신한 아내와 태교 여행을 가서 대마를 흡입하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이들이 대마를 거래하며 주고받은 메시지 등을 분석해 20명을 입건해 17명을 재판에 넘기고, 해외로 도주한 3명을 지명수배했습니다.
채널A 뉴스 구자준입니다.
영상취재 : 박찬기 추진엽
영상편집 : 차태윤
구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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