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2시간 일해도 세 끼 밥값 안 돼"
절반 된 폐지 값…덩달아 어르신 수입도 반 토막
최근 폐지 가격이 반 토막 나며, 폐지를 모아 생계를 유지하는 어르신들의 생활도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종일 동네를 돌아다니며 주운 폐지 값이 한 끼 밥값도 되지 않는 실정입니다.
박정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기온이 종일 영하권에 머무는 한겨울,
몸보다 큰 수레를 끌고 길가 곳곳에서 폐지를 찾으러 다닙니다.
상자를 줍고, 납작하게 펴며 쉴 틈 없이 허리를 굽히기를 반복하니, 마침내 수레가 가득 찼습니다.
2시간을 돌아다닌 끝에 고물상 저울 앞에 섰지만,
"폐지 35kg, 천4백 원입니다."
"감사합니다."
손에 쥔 건 천4백 원.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하루에 대여섯 차례씩 고물상을 오가도 수입이 만 원이 채 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온종일 동네를 돌며 모은 폐지 값이 세 끼 밥값에도 못 미치는 상황입니다.
[폐지 줍는 어르신 : 병원에서 돈도 많이 까먹고. 다만 얼마라도 벌어야지. 반찬도 사먹고 쌀도 사먹고. 전기 수도세도 나가잖아.]
이렇게 폐지를 수집하는 노인은 전국에 만5천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루 평균 11시간 넘게 수레를 끌고, 12.3km를 이동하며 폐지를 줍지만 버는 돈은 만4천 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시급으로 환산하면 948원, 올해 최저임금의 10분의 1 수준입니다.
설상가상으로, 경기 침체로 종이 수요가 줄면서 폐지 값이 반 토막 났습니다.
지난해 말 1kg에 153원이었던 폐지 가격은 84원으로 곤두박질쳤는데, 고물상 매입가는 40~60원까지 떨어집니다.
이러다 보니, 폐지를 주워 생계를 유지하던 어르신들의 지갑은 더 얇아졌습니다.
[고물상 주인 : 작년에 비해 많이 떨어졌죠. 50~60원 이상 떨어진 거죠. 한번 와도 한 3천 원 되니까 또 3번 더 와야 만 원 되네, 이런 생각을 하시니까. 힘들어 하시죠.]
이런 가운데 환경부는 지난해 10월 폐지 재고를 공공비축창고로 이동시키는 등 가격 안정화 조치에 나섰지만, 업계에선 폐지 가격 급락 추세를 반전시키기엔 역부족이라는 의견입니다.
결국, 폐지 줍는 주름진 손에 따뜻한 봄볕이 드는 것 역시 좀처럼 쉽지 않아 보입니다.
YTN 박정현입니다.
YTN 박정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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