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카메라]“전기·가스 다 올라”…셔터 내리는 목욕탕

채널A News 2023-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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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로 등을 밀어주며 가족끼리 이웃끼리 정을 나눴던 대중 목욕탕이 하나 둘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있는데요.

전민영 기자가 현장카메라에 담았습니다.

[기자] 
물이 차 있어야 할 탕은 비어있고 바가지에는 먼지만 쌓여갑니다.

동네 터줏대감이던 목욕탕이 문을 닫은 건데요.

전국적으로 목욕탕 폐업이 줄잇고 있습니다.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서울 용산 주택가 한 켠의 하얀 벽돌 건물.

50년 넘도록 동네를 지켜온 목욕탕입니다.

하지만 셔터가 내려져있고, 휴업중이라는 팻말이 걸려 있습니다.

건물에는 더이상 전기도, 수도도 들어오지 않습니다.

[현장음]
"그때만 해도 최신식이었어요. 그동안에 세월이 바뀌어서 이렇게…."

TV드라마에도 나오고 서울시가 미래문화유산으로 지정하기도 했던 곳이지만, 지난해 4월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닫았습니다.

[진중길 / 용산 폐업 목욕탕 사장]
"목욕탕을 시작한 지 34년이에요. (예전에는) 손님이 얼마나 많이 들어오는지 몸이 부딪혀서 서로 때를 못 밀었대요. (지금은) 없죠, 완전히. 어떤 때는 보면 사람 혼자 있고 어떤 때는 비어 있고."

코로나 기간인 지난 3년 동안 서울의 목욕탕 5곳 중 1곳이 영업을 중단했습니다.

울산의 한 목욕탕.

1년 동안 잠겨있던 수도꼭지에선 시커먼 물이 나옵니다.

[현장음]
"어어, 녹물 나와요."

울산에서도 3년 동안 목욕탕 25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세신사들도 막막하기만 합니다.

[김신영 / 세신사]
"코로나 이전에는 그래도 10명 정도는 했어요. 지금은 많이 해봐야 3~4명. 손님이 많이 오는 게 보람 있고…."

세신 학원에는 수강생이 한 명도 없습니다.

[이서연 / 세신학원 원장]
"옛날에는 배워서 나가면 한 500(만원)씩 벌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반도 안 돼요. 안타까운 거 말로 다 표현할 수도 없고, 진짜 너무 힘듭니다."

보일러 등 철거비만 1억원 이상 들어 폐업조차 못 하는 곳도 부지기수.

간신히 버티고 있는 목욕탕엔 적자가 쌓여갑니다.

[곽영식 / 울산 목욕탕 사장]
"가스에 하수도에 목욕탕에 들어가는 재료가 다 (가격이) 올라가버리니까 얼마 못 갈 것 같아요. 1년에 한 6천만~7천만 원 적자 운영을 3년 동안 돌리고 있습니다."

뜨거운 탕에 몸을 담그며 하루의 노고를 푸는 일은 아득한 추억이 되어 갑니다.

[서울 용산구 주민]
"피로감도 풀고 또 하루의 노고도 좀 풀어주고 나이가 이제 70이 넘다 보니까 목욕탕을 자주 가야 되는데 그것을 못 하고 있으니까 참 엄청 애로점이 많고…"

[김의자 / 울산광역시]
"어느 땐가 여기가 없어졌어요. 때밀이도 집에서 하려면 불편하잖아요. 겨울에는 집에서 못 씻어요, 추워서."

이웃의 따스한 온기를 나누던 동네 목욕탕이 시대의 단면이 되어 사라지고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전민영입니다.

PD : 장동하 윤순영
AD : 석동은


전민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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