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의선 키즈'로 불리는 청소년들이 있습니다.
이색적인 차림을 하고 경의선 책거리에 모이는 10대들인데,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현장 카메라, 강보인 기자 취재했습니다.
[기자]
주말만 되면 이곳 경의선 책거리로 모이는 10대들이 있습니다.
레이스 장식에 리본을 단 옷차림이 특징인데요.
화려한 차림새와 달리 일탈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는데,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버거운 높이의 통굽 구두, 무릎까지 올라오는 양말에 반짝이는 액세서리까지, 이색적인 차림의 10대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습니다.
[고등학생 / 17세]
"옷이 예쁘니까. 일단 춤이나. 그냥 같이 놀고 하는 것 같아요. 노래방을 간다거나."
[고등학생 / 19세]
"애들 틱톡 찍고. 그냥 여기서 수다 떨고 막 그래요."
이른바 지뢰계 패션을 한 청소년들입니다.
일부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 시작된 '지뢰계'는 '겉모습은 화려하지만 정신적으로 불안정해 건들면 터진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뢰계 패션을 하고 경의선책거리로 모이는 10대들을 '경의선 키즈'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일부 경의선 키즈들이 일본의 지뢰계 문화를 무작정 모방하면서 일부러 몸에 흉터를 내는 것까지 유행처럼 따라하고 있습니다.
[고등학생 / 17세]
"(흉터 내기) 웬만하면 거의 다 하는 것 같아요."
[고등학생 / 17세]
"일본 멘헤라(정신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라는 걸 동경해가지고 자해를 시작하는 게 있어요."
지뢰계 복장을 한 청소년들이 '멘헤라' 공원 이라고 칭하는 곳입니다.
공원 한 켠엔 이렇게 청소년 상담을 돕겠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달려있습니다.
눈에 띄는 차림새, 어른들의 편견으로 성착취 대상이 되는 일도 있습니다.
[고등학생 / 17세]
"DM이 자꾸 오거든요. 혹시 파파카츠(청소년 대상 성착취) 할 생각 없으세요? 돈 드릴게요 하면서..."
[경찰 관계자]
"(성인들이 조건 만남이라든지. 그런 거 시도한다고 그러는데) 좀 그랬죠. 가출 소녀 그런 걸로 좀 했죠."
그릇된 성인들의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되면서 경찰도 순찰을 강화했습니다.
[고상훈 경감 / 서울경찰청 기동순찰대]
"청소년 일탈 방지 그리고 기초 위반 행위 단속과 더불어 폭력 행위 등 중요 사건 범죄 예방을 위해…"
독특한 문화, 자신의 개성을 순수하게 즐기려던 10대들까지 오해의 낙인이 새겨지고 있습니다.
[중학생 / 16세]
"그냥 저희는 공주같은 옷을 좋아하는 거고. 이제 성인이 되면 똑같은 옷을 입는 것도 아니니까…"
[곽금주 / 서울대 심리학과 명예교수]
"자꾸 부정적으로 몰아치고 하지 못하게 그럴수록 비행이나 범죄로 빠질 수도 있게 되고 건전하게 놀이문화로 정착해 갈 수 있는 거를 보완하는 게 중요하지…"
현장카메라, 강보인입니다.
PD 윤순용
작가 전다정
※3월 14 뉴스A 방송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