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기사·뜸해진 배차…마을버스 업계 '초비상'
[앵커]
마을버스 타고 다니는 분들, 요즘 버스가 좀 뜸하게 온다는 느낌 받으셨을 겁니다.
재정난에 허덕이는 버스 회사들이 운행 차량을 줄이고 있기 때문인데요.
재정난만큼이나 떠나는 기사들도 심각한 문제라고 합니다.
박상률 기자가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요즘 마을버스 기다리는 시간은 전보다 길어졌습니다.
혹여나 버스를 놓치면 난감하기 일쑤입니다.
"예전보다 버스(배차) 간격이 길어진 것 같아서 일하러 가든가 약속이 있을 때 한 번 놓치면 계속 기다려야 되니까 시간 맞춰서 나와도 놓치면 끝나니까"
차고지에는 운행을 멈춘 마을 버스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배차 간격이 늘어난 이유입니다.
적자가 쌓여가니 버스 운행 대수를 줄이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모든 걸 탕진했고 제1·2 금융권도 힘들어서 제 3금융권에 고리로 연명하시는 분이 많기 때문에…가격이 너무 왜곡이 됐기 때문에 더 이상 신규 기사가 저희한테 오지 않습니다"
운전대를 잡을 기사가 없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기사들이 많이 없으니까…차를 운행을 못해요. (기사가) 많이 줄었죠. 여건이 안 좋죠. 페이도 그렇고, 환경도 그렇고…이 노선도 3대가 돌아야 되는데 2대가 돌고 있어요. 그만큼 배차 간격이 더 늘어나는"
남아 있는 기사들은 훨씬 힘들어졌습니다.
"근무 시간이 같은 시간이라도 주5일제 하다가 기사가 없으니까 주6일제로 돌렸어요. 필요한 대소사가 있을 거 아니에요. 살아가다 보면 (휴가를) 전혀 사용 못해요. 안 그러면 차를 세워야 되니까"
월급 올리면 기사도 돌아오고 배차도 늘어날 테지만 회사의 적자 규모는 이미 임계점에 도달했습니다.
마을버스 기사들의 평균 급여는 200만원 후반대.
한 달에 26일을 근무해야 300만원을 겨우 받고, 시내버스 기사 급여와 비교하면 60% 수준에 불과합니다.
일할 사람이 없으니 일부 업체는 아예 사장이 직접 운전대를 잡기도 합니다.
서울시에서는 요금을 300원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이걸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설명합니다.
"3년 동안 누적 적자가 매달 천만원이에요. 10대 기준으로…2~300원 올려가지고는 요금 오르는 효과가 얼마나 있을까. 다 죽어가는 환자한테 링거 꽂아서 연명해주는 수준밖에 안되는…"
개인 사업자인 마을버스 업체는 빚을 내 운영을 하고 있지만 현행법상 버스 요금은 임의로 올릴 수 없어 사실상 출구가 없는 상황.
업계에선 "올해 절반 넘게 문을 닫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박상률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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