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 도로를 뚫고 나온 수증기가 수십 미터를 솟구쳐 올라가 순식간에 거리 전체를 뒤덮습니다.
불이 나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것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서울 상계동 아파트 단지에 열을 공급하는 온수 배관이 파손되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복구 공사를 위해 인근 가구의 열 공급이 차단되면서 상계동 일대 만 8천 600여 가구가 온종일 불편을 겪었습니다.
아침 기온이 영하 7도까지 떨어진 가운데 난방과 온수 공급이 모두 끊기면서 주민들은 추위와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
[손경희 / 피해 주민 : 일단 씻는 게 제일 불편하죠. 그다음에 바닥이 추워질까 봐. 저녁에 식구들 퇴근하고 들어오면 따뜻해야 할 텐데 종일 난방이 안 들어오는 상태에서 식구들이 들어오면 싸늘해서 안 좋을 거 같고 그런 게 걱정이죠.]
서울에너지공사는 복구 작업에 들어가면서 원인 파악에 나섰는데, 오래된 배관에 금이 가면서 사고가 일어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이번에 파손된 열 배관은 무려 26년 전인 1996년 매설됐기 때문입니다.
[황정미 /서울에너지공사 홍보실장 :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열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노후 배관이 견디지 못해서 누수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사상자까지 낳았던 경기도 고양 온수관 파열 등 노후 배관이 터지는 사고는 겨울철마다 되풀이되는 추세입니다.
특히 온수관에 균열이 생기면 100도에 가까운 물이 지상으로 뿜어져 나오며 주민들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YTN 김근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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