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환 광부 "두려움 몰려올 때 불빛이 보였다"
[앵커]
봉화 아연광산 매몰 사고로 열흘 만에 극적으로 생환한 광부 2명. 221시간이라는 긴 시간을 서로 의지하며 견뎌냈습니다.
베테랑 광부 박정하씨는 극적인 순간에 구조의 불빛이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이호진 기자입니다.
[기자]
눈에 안대를 착용하고, 병원복을 입고 침대에 누운 박정하씨.
꼬박 열흘, 221시간을 지하 190m에서 지냈지만 목소리에는 힘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당황하지는 절대 않았어요. 처음서부터 어떻게든 안정을 취했고, 우리가 안정이 돼야 뭘 할 수 있는 일도 있고 해볼 수 있는 일도 있으니까 절대 우리가 안정을 해서 대처를 하자 해가지고, 우리가 나름대로 둘이서 갱구을 찾아보기도 하고…"
들고 있던 화약을 가지고, 자체적으로 발파를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화약이 그때 남은 게 25개 남았었는데 2번 발파를 시도를 했어, 한번은 10개를 넣었고, 한번은 나머지 넣고, 5개는 남겨놨어."
살기 위해 발파를 하면서도 밖에 사람들을 먼저 걱정했습니다.
"이 발파를 해가지고 위에 사람들이 피해를 당하지 않을까 그런 염려도 하면서 발파를 2번이나 시도를 했어요."
하지만 기대했던 발파는 너무 많이 쌓여있던 토사에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극적 구조가 이뤄진 4일 밤 두 사람은 체력이 바닥까지 떨어지면서 희망을 점점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내가 우리 희망이 없어 보인다는 얘기를 했어요. 그 칠흑 같은 암흑 속에서 서로 보이는 것은 불빛으로 사람이 오는지 안 오는지 구분을 하고 아는데 불빛 하나 볼 수가 없고…"
유일한 빛이었던 안전모 안전등 마저 꺼져가던 순간 두려움은 엄습했습니다.
"이 배터리 마저도 가버리면 전혀 움직이지를 못하잖아요. 완전히 암흑이니까, 그런 것들이 굉장히 두려움으로 밀려오고, 그러던 찰나, 한 20분 정도 됐나 발파라는 소리가 그렇게 크게 들리더라고…"
희망을 잃어가던 찰나, 생명과도 같았던 작은 불빛이 보였습니다.
"반대쪽에서 동료 한 명이 '형님'하면서 뛰어오더라고요. 그게 불빛이잖아 그래서 이제 이제 살았구나."
그렇게 두 사람은 갱도를 걸어서 빠져나왔습니다.
"굉장히 조금 여러 가지 의미가 겹쳐가지고 그런데 하여튼 천운이라고 생각을 해요."
박씨는 걱정해 준 많은 국민들에게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그래도 살아나갈 수 있었다는 데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고, 또 저희를 또 응원해주고 성원해 주신 많은 분들한테도 감사하다는 말씀 꼭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연합뉴스TV 이호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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