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이태원 참사에서, 구급대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심폐소생술을 하는 등 응급처치에 나섰습니다.
조금이라도 희생을 줄이기 위한 노력인데 인터넷 공간에서는 '과실 책임이 두렵다'는 이유로 때아닌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근거 있는 주장인지, 신지원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시민들이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연신 심폐소생술을 이어갑니다.
한 사람이라도 살리려는 필사적인 노력입니다.
그런데 인터넷에선 이를 두고 '찬반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심폐소생술을 했다가 갈비뼈라도 부러지면 치료비 내놓으라고 한다"
"나중에 고소당할 까봐 두렵다"는 이유로 응급조치에 나서지 않겠다는 겁니다.
그러나 현행법상 응급 환자를 살리려다 발생한 사상 사고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없습니다.
특히 '사회 재난'으로 인정된 대형 인명사고 현장에서는 더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사망 사고'의 경우 책임을 '감면한다'고 되어있어 일말의 책임 우려가 있기는 합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 6월, 응급치료 과정에서 발생한 책임을 대폭 완화하는 이른바 '착한 사마리아인법'이 발의된 상태입니다.
[신현영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착한 사마리아인 법을 통과시켜서 정말 이런 사고가 났을 때 우리 주변에서 CPR 또는 응급 소생에 모든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를 할 수 있도록….]
때아닌 '성 갈등'도 논쟁을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노출이 많은 의상을 입은 사람에게 흉부 압박을 시도했다가 '성추행범'으로 몰릴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 역시, 사람을 살리기 위한 노력일 때는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신진희 / 변호사 : 객관적으로 위험에 있거나 위험에 있다고 일반인이 다 인식할 수 있는 상황에 있다면, 겁낼 필요는 없을 것 같고요. 우선 정말 위험한 사람을 돕는 게 중요한 것이지 이런 식으로 젠더 갈등을 부추기는 건 바람직하지 않죠.]
근거가 불분명한 논쟁으로 응급구조 활동의 가치가 퇴색되지 않도록 관련 제도와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YTN 신지원입니다.
[YTN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YTN 신지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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