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민감한 대통령실 vs 여야 몸조심

채널A News 2022-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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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통령실의 오늘 사고 대응과 정치권 반응에 대해 정치부 윤수민 기자와 자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Q. 정치권도 참사 수습에 발벗고 나서고 있죠. 그런데 대통령실과 여야의 대처에서 조금 다른 점이 보이던데요?

바로 속도와 적극성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빠르게, 그리고 적극적으로 대책을 발표하고 있는 반면, 여야는 정부의 수습에 지원을 약속하면서도 내부 단속, 즉 몸조심에 더 신경을 쓰는 모양새입니다.

Q. 하나씩 살펴보지요. 대통령실, 사고 발생 직후부터 수차례 대통령 지시 사항을 언론에 공표하고, 윤석열 대통령도 수차례 회의를 주재했지요?

사고 발생 이후 12시간 동안 윤석열 대통령의 대응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우선 대통령 지시, 총 7번 있었습니다.

사고 발생 1시간 정도 지나 신속한 구급과 치료를 강조하는 첫 지시가 나왔습니다.

30분 뒤에는 응급병상을 확보하라는 추가지시가 공개됐고요.

이후 차량과 인원 통제, 사고현장 통제, 사고수습본부 가동, 국가애도기간 선포 등이 이어졌습니다.

대통령 주재 공식회의는 3차례 있었습니다.

사고 발생 2시반 뒤 용산 대통령실 위기관리센터에서 첫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엽니다.

새벽 2시 44분에는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로 이동해 첫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요.

오전 9시 45분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이태원 사고 현장을 찾은 뒤 오늘 아침 10시 20분 두번째 중대본 회의를 주재합니다.

윤 대통령, 아직까지 퇴근하지 않고 대통령실을 지키고 있습니다.

Q. 오늘 대통령 담화 가운데 눈에 띄는게 국가애도기간이었어요.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한 게 두번째지요?

이명박 정부 시절 천안함 폭침 사건 때 장례기간 5일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선포한 적이 있습니다.

12년 만에 두번째 국가애도기간 선포입니다.

Q. 대통령실은 이렇게 다소 공세적으로 대책을 발표하는데 정치권, 여야는 몸조심에 방점을 두는 듯한 분위기에요.

여야가 한목소리로 애도의 뜻을 밝히고 수습 지원을 하겠다면서도 공통적으로 내부 단속을 시작했지요.

국민의힘은 '긴급 행동수칙'이란 걸 발표했고요.

민주당은 소속 의원 전원에게 개별 문자 통지를 했습니다.

이른바 금지령, 자제령을 내린 건데요.

공통적으로 언행 주의, 불필요한 모임, 음주, SNS 자제는 물론 취미, 체육활동까지 자제시켰습니다.

Q. 정말 대응 분위기가 좀 다른데요. 이전 보수정권 때 대형 사고로 정권이 공격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이런게 이번 대통령실 대응에 영향을 미쳤겠지요?

네, 국가 재난상황에서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때, 어떤 후폭풍이 있는지 과거 보수정권의 경험을 배웠기 때문이겠죠.

당장 지난 8월 폭우 때 윤 대통령이 서초동 자택에서 상황지휘를 한 것을 두고 야권은 거세게 공격을 했지요.

박근혜 정부 세월호 참사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문재인 /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2016년)]
"대통령이 세월호 7시간을, 진실을 밝히지 않는 것은 그것 자체가 또 하나의 탄핵 사유라고 생각합니다.

2008년 미국산 수입 쇠고기 파동 때도 정부의 늑장 대처가 빌미가 돼 이명박 전 대통령의 탄핵운동과 촛불 집회가 일어났습니다.

Q. 이런 최악의 사고가 나면 결국 책임 공방으로 번질 수밖에 없는데, 윤 대통령은 그 여지를 주지 않겠다는 거겠군요.

네 맞습니다.

이태원 참사 책임에 대한 공방은 불가피한 다음 수순이겠죠.

여야가 극도로 구설을 경계하며 의원들 내부 단속에 나선 것도 나중 책임 공방 때 상대방 공격의 빌미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건데요.

당장 오늘 이런 논란이 시작됐습니다.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이태원 압사 사고는 청와대 이전 때문에 일어난 인재"라며 "모든 원인은 용산 국방부 대통령실로
집중된 경호 인력 탓"이라는 SNS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는데요.

그러자 윤희숙 전 의원은 남 부원장을 겨냥해 "아무리 정치병자라도 사람 도리는 버리지 말라"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당도 일단 선긋기를 했습니다.

[박찬대 /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당에서 지적한 사항은 아니고요. 개인적인 의견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고요. 지금은 우리가 말을 아끼고 문제를 해결하고 수습하고…"

Q. 일단 말을 아끼고 있긴 하지만, 아직 참사가 수습되지도 않았는데 정치권은 벌써부터 공방의 기미가 보이네요?

최악의 압사사고인만큼 사고 원인 규명과 수습 과정에서 책임을 두고 여야의 공방이 불가피해보입니다.

특히 이재명 대표 측근 수사 이슈로 수세에 몰린 민주당이 사고 책임 공방을 더 키울수도 있겠지요.

이번 이태원 사고로 여야의 강대강 대치 정국은 더 오래 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Q.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정치부 윤수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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