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동남아시아에 코리아타운을 짓는데 투자하라며 다단계 사기를 벌인 일당이 검거됐습니다.
은퇴 자금을 넣었다가 피해 본 어르신도 많다는데요.
사회1부 정현우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Q1. 투자금을 500배로 불려주겠다며 투자자를 모집했다면서요?
A1. 네,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에 대규모 한인촌, 이른바 코리아타운을 짓겠다며 투자를 권유했는데요.
10년 뒤 원금을 512배로 불려주고 코리아타운에 생길 35억 원 상당의 풀빌라를 반값도 안 되는 15억 원에 분양받을 수 있다는 약속을 한 겁니다.
지난 5월 한 피해자의 신고로 경찰이 수사에 나섰는데 모두 거짓말이었습니다.
[김항년 / 제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장 (그제)]
"코리아타운 건설에 대한 이행 의사나 능력이 없음을 확인했고 풀빌라 건설, 이것도 안 되어있는 것 확인했고."
Q2. 피해자만 2천 명이 넘는데, 나이 드신 분들이 많다구요.
A2. 일당은 지난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서울, 부산, 제주 등 전국 8곳에서 투자자를 모집했는데요.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2200여 명인데 대부분이 60대 이상 고령층으로 노후 자금을 뜯긴 경우가 많습니다.
Q3. 일당을 잡아서 다행이지만 피해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도 중요하겠어요.
A3. 많게는 4억 원까지 투자한 피해자도 있었는데요.
총 사기 피해 금액은 177억 원으로 파악됐습니다.
[김항년 / 제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장 (그제)]
"후순위 가입자가 낸 돈으로 수당 등을 지급하는 속칭 돌려막기 방식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경찰이 계좌 추적을 하고 있는데 투자금을 온전히 돌려받기는 사실상 어려워 보입니다.
Q4. 그런데 인도네시아에서 성공한 한인 사업가가 이 사업을 주도한다고 홍보해서 믿고 돈을 맡긴 사람이 많았다고요. 정 기자가 직접 통화도 했죠?
A4. 박 회장이란 인물인데요.
경찰은 피해자들의 신뢰를 사려고 일당이 박 씨를 가담시켰다고 보고 있습니다.
박 씨는 지난 2012년 지상파 방송사 프로그램에 인도네시아에서 성공한 사업가로 소개됐는데요.
코리아타운이 들어설 땅이라며 인도네시아 밀림에서 찍은 홍보 영상에도 등장합니다.
[현장음]
"가자! (가자!) 파이팅! (파이팅!)"
어제 박 씨와 연락이 닿았는데요.
코로나19 때문에 사업이 지연되고 있지만 사기는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다만 경찰은 신빙성이 떨어지는 말로 보고 있습니다.
Q5. 그렇다면 경찰 수사, 어디까지 됐나요?
A5. 국내 조직의 업체 회장과 임원 등 13명은 검거됐구요.
그 중 주범 4명은 구속됐습니다.
인도네시아에 있는 박 씨는 신병 확보를 위해 경찰이 인터폴에 공조 요청을 했습니다.
문제는 아직도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어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는 건데요.
경찰은 비슷한 투자 권유를 받으면 바로 신고하라고 당부했습니다.
어르신들 노후 자금까지 노렸다니 제대로 죗값을 치렀으면 좋겠네요.
지금까지 사건을 보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