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이 깎아내린 듯한 절벽 위에 아찔하게 섰습니다.
집을 지탱하던 바위는 무너져 곳곳에 돌덩이가 널브러져 있습니다.
거대한 잔해는 차 위로 떨어져 차체를 납작하게 만들 정돕니다.
집 안에선 창문에 금이 가는 등 이상 현상이 끊이질 않습니다.
[변정환 / 주민 : 1톤 정도 되는 돌이 차를 덮쳐서 차가 그냥 납작하게 돼서 폐차시켰고요. 불안해서 잠을 못 자고 있어요. 쏟아지면 집을 같이 물고 무너집니다.]
주민들은 재작년 10월 시작된 수도권광역급행철도, 이른바 GTX 공사를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한 곳에서 40여 년을 살았지만 공사 전엔 이런 일이 없었단 겁니다.
게다가 밤낮으로 계속되는 굴착 소음도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권오현 / 주민 : (돌이 떨어지니까) 여기 살던 사람이 놀라서 폭탄 떨어지는 줄 알고, 쾅 (소리가 나서….) '드릉 드릉' 소리(공사소리)가 내 이명인 줄 알았어요. 처음에. 집사람하고 이야기하다 보니 집사람은 더 심해. 공황장애까지 느낀다 그래.]
지하 40~50m 아래 암반층에 대심도 터널을 뚫는 GTX 공사는 발파 공사를 마치고 밤낮으로 하루 10m씩 터널 굴착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시공사 측은 현재 진행 중인 터널 공사가 지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해당 지역이 노후화돼 생긴 문제가 우연히 공사 기간과 겹쳤을 뿐 자체 조사 결과 공사 영향은 아니란 게 확인됐다는 겁니다.
하지만 시공사 측은 명확한 이유 없이 조사 결과서를 공개하라는 요청은 거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공사 과정에서 일어나는 진동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이수곤 /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그때 발파의 영향이라고 보는 게 상식적이죠. 왜냐면 주변에 돌들이 떨어지고 균열이 건물들에 가니까 그거 다 연결이 된 거거든요. (정부가) 인허가할 때 규제를 제대로 해야 하는데, 각서를 받고, 피해 보면 중단하고, 이걸 보상한다 (이런 논의가 충분히 돼야 합니다.)]
인근 주민들을 잇따르는 피해에 민원을 계속해서 제기하고 있지만,
지자체와 사업관리기관인 철도시설공단은 민자 사업 구간의 책임이 시공사에 있다며 뒷짐만 지고 선 상황.
주민들은 피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직접 문제 원인을 입증하기도 어려워 불안 속에 막막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YTN 김혜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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