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 이어 모네까지…기후활동가들에 명화 잇단 수난
[앵커]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 '해바라기'에 토마토 수프를 투척했다는 소식, 전해드린 적 있는데요.
이번엔 또 다른 인상주의 걸작이 음식물 세례를 받았습니다.
김지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주황색 형광조끼를 입은 남녀가 미술품을 향해 으깬 감자를 퍼붓습니다.
접착제로 자신들의 손을 미술관 벽에 고정하기도 합니다.
이들이 겨냥한 그림은 프랑스 출신 인상주의 거장 클로드 모네의 '건초더미'.
독일 환경단체 라스트 제너레이션 소속 활동가들이 화석 연료 사용에 반대하며 벌인 퍼포먼스입니다.
"사람들이 굶주리고, 얼어붙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기후 재앙에 처해있습니다. 그런데 당신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고작 그림 위 토마토 수프나 으깬 감자입니다."
2019년 경매 당시 모네 작품 중 최고가인 약 1천596억원에 낙찰된 이 그림은 독일 억만장자 하소 플래트너의 소장품으로 바르베리니 미술관에서 영구 대여 중입니다.
미술관장은 성명을 통해 "시급한 걱정은 이해하지만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쓴 수단에 충격받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최근 각국에선 환경단체들이 세계적 명화에 음식물을 뿌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단지 유명하다는 이유로 유명 작가의 대표작을 타깃으로 삼은 겁니다.
지난 14일 런던 내셔널갤러리에서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에 토마토수프를 끼얹은 영국 '저스트 스톱 오일'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7월 같은 곳에서 존 컨스터블의 '건초 마차' 테두리에 접착제로 손바닥을 붙이는 시위를 했습니다.
또 다른 환경단체 '멸종저항' 회원들 역시 지난 9일 호주 멜버른 빅토리아 국립미술관에 전시된 파블로 피카소의 대작 '한국에서의 학살'에 접착제 바른 손을 고정했습니다.
이들 작품은 액자 덕에 훼손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영국 정부는 사회적 혼란을 조성하거나 남에게 피해를 주는 환경운동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 김지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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