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풍향계] 장외로 밀린 청년 당대표…집권여당 '증명의 시간'

연합뉴스TV 2022-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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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풍향계] 장외로 밀린 청년 당대표…집권여당 '증명의 시간'

[앵커]

국민의힘이 내홍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올 전기를 마련했습니다.

이준석 전 대표가 낸 비상대책위원회 추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된 것인데요.

당 윤리위원회는 이 전 대표를 추가로 징계했습니다.

그런데, 신뢰 회복을 위한 근본적인 방향에 대해선 의구심도 제기됩니다.
여의도 풍향계에서 최지숙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정치의 사법화' 논란까지 번졌던 국민의힘의 출구 없는 내홍이 새 국면을 맞았습니다.

가처분 전쟁을 빠져나온 당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반면 이준석 전 대표는 윤리위원회 추가 징계까지 겹치며 큰 타격을 입게 됐습니다.

이 전 대표가 제기한 첫 가처분 신청에서 '주호영 비대위'에 제동을 걸었던 법원은, '2라운드'에선 '정진석 비대위'에 힘을 실었습니다.

추가 가처분 신청을 모두 각하, 기각한 것입니다.

법원은 2기 비대위 출범에 법적 하자가 없다고 봤고, 개정 당헌이 소급 금지 원칙에 위배된다고 지적한 이 전 대표 측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승자는 웃었고, 패자는 고개를 떨궜습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법원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 드린다'며 하나 된 힘으로 심기일전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습니다.

이 전 대표는 법원의 결정을 수용하고, '외롭고 고독한 길을 가겠다'는 짧은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 전 대표의 시련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당 윤리위는 같은 날,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에 나섰습니다.

5시간 넘는 회의 끝에 내놓은 결과는 당원권 정지 1년 추가.

모두 1년 6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게 되면서, 이 전 대표는 당내에서 설 자리를 잃었습니다.

"소속의원 등에게 지속적인 모욕적 비난적 표현을 사용하며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은 민심 이탈을 촉진시킨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2024년 1월 초까지 당원권이 정지되는데, 임기 내 당대표직 복귀가 불가능해진 것은 물론, 총선 공천도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정치 행보를 이어가기 위해 독자적인 활로 모색이 시급해졌습니다.

장외로 밀려난 이 전 대표를 두고 당내에서도 여론이 분분합니다.

분열과 고립을 자초했다는 시각도 있지만 나와 다른 목소리를 인정하는 '포용 정치'에서, 당이 멀어졌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이 전 대표가 보수 정당에서 지닌 상징성은 작지 않았습니다.

2011년, '박근혜 키즈'로 여의도에 발을 딛은 이 전 대표는 정치 신예에서, 10년 뒤 최연소 당대표 자리에 올랐습니다.

이른바 '이대남'의 지지 속에 진보 진영이 내걸어 온 '젊음'과 '변화'의 이미지를 보수 진영에 끌어왔고, '서진 정책'으로 외연 확장 시도에도 나섰습니다.

"취약했던 지역에 대한, 취약했던 세대에 대한 공략을 지속해 예전보다 훨씬 더 큰 당, 넓은 당이 됐습니다."

이 전 대표에 비판적인 당내 인사들도 '선거 승리의 공은 무시할 수 없다'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친윤계 인사들과의 갈등 끝에 입지가 위태로워지면서, 당 개혁의 공은 다시 국민의힘으로 넘어갔습니다.

국민의힘은 거듭 단합을 강조하며 전열을 재정비 하고 있습니다.

'사법 리스크'에 '이준석 리스크'도 벗어났으니, 이제 떨어진 신뢰 회복을 위한 정치력을 스스로 증명해야만 합니다.

당 지도부도, 차기 당권주자도 한목소리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내걸었지만, 아직 갈 길은 멀어 보입니다.

엄습한 경제위기 우려 속에 체감 가능한 해법은 보이지 않고, 거야(巨野)와의 이슈 선점 경쟁에서도 사실상 뒤처져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민주당 단독으로 통과시켰습니다. 피눈물 흘리는 농민들의 마음을 두고만 볼 수 없었습니다."

"노란봉투법을 꼭 통과시키자는 사회적 여론이 비등합니다. 헌법에 보장된 노동자의 권리, 그 기본권을 지키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비속어 논란'과 부적절한 대응 등이 도마에 오르며 여권의 여론조사 지표도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습니다.

위기감이 심화하며 내년 초로 전망되는 전당대회 흥행에 기대를 걸어보고 있지만,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세종대왕은 '여민'(與民)의 리더십을 정치의 요체로 삼았습니다.

통치자의 입장에서 백성을 위하는 '위민'(爲民)보다, 백성과 눈높이를 함께 하는 '여민'(與民)을 택한 것입니다.

신하들을 대할 때에도 침묵을 안타깝게 여기고, 다수와 다른 의견을 내는 이들에게 오히려 관대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집권여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아직 불안합니다.

크고 단단한 그릇으로 소통과 포용의 정치를 펼친다면 바다가 비에 젖지 않듯, 일일이 세풍에 흔들릴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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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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