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제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만든다는 가을 전어 먹는 계절입니다.
그런데 올 가을에는 전어 축제에서도 전어 구경하기 어려워졌습니다.
현장카메라 정다은 기자입니다.
[기자]
이곳 충남 보령시 무창포는 가을을 맞아 전어축제가 열렸습니다.
그런데 요즘 '금전어'라고 불릴 만큼 전어가 귀한 몸이 됐다고 하는데요.
어떤 사정인건지, 현장에서 알아보겠습니다.
코로나19 여파 탓에 3년 만에 재개된 전어축제.
하지만 전어가 차고 넘치던 예년과는 다른 모습니다.
[정범석 / 횟집 상인]
"자연산 전어가 많이 안 잡히니까 단가도 비싸고. 작년에 비해 두 배는 비싼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가 전어를 갖다가 많이 넣지를 못해요."
공급이 줄면서 예년에 1kg당 3만 원 하던 전어값은 5만 원대까지 올랐습니다.
새벽 조업을 끝내고 포구로 돌아온 어선.
어창에 담아 온 전어를 부지런히 퍼올려 보지만, 새벽시간 내내 잡힌 전어는 11kg 뿐입니다.
어민들도 가을 전어철을 실감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강순중 / 어민]
"나가면 하루에 아무리 못 잡아도 100kg 그렇게 잡았는데 요즘은 뭐 10kg, 20kg."
전어 대신 그물에는 낯선 고기가 딸려 올라오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강순중 / 어민]
"이 지역에 없던 고기가 하나둘씩 생기는 것 같아요. 온난화로 물이 따뜻해지니까 따뜻한 지방에 살던 고기가 유입되는 그런 현상이 오고 있습니다."
아열대 어종 출현이 빈번해 지는 건, 우리 바다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반세기 우리나라 해역 표층 수온은 약 1.35도 상승했는데, 전 세계 평균 상승폭보다 약 2.5배 높습니다.
중국과 일본에 둘러싸인 우리 바다는 입출구가 좁은 폐쇄형이라 폭염이나 한파 같은 기후 변화에 수온이 쉽게 영향을 받는 구조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경남 고성 미더덕 양식장에는 미더덕이 붙어 있어야 할 그물이 텅 비어 있습니다.
그물코가 안 보일 만큼 올라왔던 미더덕이 수년 째 구경조차 하기 힘들어졌습니다.
[장수철 / 어민]
"미더덕이 없어진 지는 한 8년 정도 됐어요. 한 20% 정도 크다가 폐사를 해버려요. 지금은 아예 생산은커녕 다 큰 완제품을 구경을 못해요."
근처 굴 양식장도 비슷한 상황.
[장수철 / 어민]
"10년 전과 올해를 비교하면 굴이 폐사하는 것이 60%, 70% 된다는 얘기죠. 40% 정도 살아남는다고 보는데 그것도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어요."
수심이 낮은 지대에 설치해 수온이나 강우량 변화 등에 취약한 연안 양식장들부터 타격이 본격화 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수온 변화가 해양 생태계를 어떻게 뒤바꿔놓을 지 예측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한인성 / 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
"첨단 관측 예측 기술을 개발하는 것 같은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수산자원관리 제도의 개선과 같은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서…."
밥상 찬거리부터 어민 생계까지 뒤흔들고 있는 거대한 변화는 이미 시작됐습니다.
현장카메라 정다은입니다.
PD : 윤순용 장동하
AD : 석동은
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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