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화된 건물, 외부 충격·오염에도 취약
창틀에서 물 새기도…혈액 관리 ’빨간불’
코로나로 헌혈자 감소…"관리 시설 더 신경 써야"
혈액을 사고파는 행위가 법적으로 금지된 우리나라에선 오직 헌혈을 통해서만 혈액을 구할 수 있죠.
그런데 정작 이렇게 소중한 혈액을 관리하고 병원에 공급하는 혈액원은 시설 노후화가 심각해 각종 사고나 재난에 사실상 무방비로 노출돼있는 거로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스프링클러 같은 화재 대비 시설도 대부분 없다고 하는데, 이유가 뭘까요.
강민경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지난 7월 10일 새벽 1시 40분, 대구경북혈액원에서 난 화재의 불길이 혈액 보관실을 덮쳐 만 팩 가까운 혈액이 폐기처분 됐습니다.
지은 지 40년이나 된 데다, 스프링클러 같은 초기 화재 진압 장치도 제대로 갖추지 않아 피해가 컸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전국 대다수 혈액원이 이런 재난 상황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는 실정이란 게 YTN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대한적십자사가 관리하는 전국 15곳 혈액원 가운데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곳은 2년 전 지어진 경기혈액원 단 한 곳.
혈액원은 대학병원 등과 달리 소방법상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대부분 스프링클러 없는 저층 건물로 만들어진 겁니다.
건물 노후화 문제도 심각합니다.
오래된 건물일수록 지진과 같은 외부 재난 상황에 취약한데, 상당수 혈액원은 지은 지 30년이 넘었고 부산의 경우엔 50년이 다 되어가는 건물에서 혈액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실상을 확인하기 위해 YTN 취재진이 직접 혈액원 가운데 한 곳을 찾아가 봤습니다.
제가 있는 이곳은 1990년 설립된 서울 남부혈액원입니다.
이렇게 곳곳에 소화기를 비치해놓긴 했지만 건축 때부터 들어가야 할 스프링클러는 보이지 않습니다.
화재뿐 아니라 외부 충격이나 오염 등에도 취약한 상태였습니다.
창틀 곳곳에서 물이 새고, 혈액 장비 일부는 고무관이 찢어진 채 방치되는 등 깨끗하게 관리하기 쉽지 않은 구조란 걸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역시 예산이었습니다.
혈액원만을 위한 예산 항목이 없고 복지부가 필요한 경비를 그때그때 보조해주다 보니 시설 전반을 보수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겁니다.
[이광준 / 서울남부혈액원 총무팀장 : 시설 자체가 최신화를 통해 가장 안전하게 (혈... (중략)
YTN 강민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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