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도권 폭우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은 서울 관악구였죠.
그런데 관악구가 이달 말, '수재민과 함께하는 골프대회' 개최를 후원하겠다고 홍보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수재민 돕기'라는 취지를 내세웠지만, 주민들은 아직 수해 피해 복구 작업에 한창인데 무슨 골프대회냐며 항의를 쏟아냈습니다.
김태원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지난달 수도권 폭우 당시 봉천동 반지하 집이 침수돼 하마터면 부모님을 잃을 뻔한 최현희 씨.
아직 복구 작업을 다 끝내지 못한 집은 수마가 휩쓸고 간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최현희 / 서울 봉천동 : 9시 반에 급하게 연락이 왔어요, 여기 물이 다 찼다고. 그래서 나무 장롱이고 뭐고 다 버렸어요.]
그런데 최근 최 씨는 지인이 보내준 골프대회 홍보물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가을 분위기로 한껏 멋을 낸 '관악구청장배 골프 대회' 포스터였는데
위쪽에는 수재민과 함께한다는 문구가 있고, 아래엔 관악구가 공식 후원한다는 내용까지 적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최현희 / 서울 봉천동 : 골프 대회를 열면 열지, 왜 거기다가 수재민과 함께한다고 제목에 붙였는지 이해가 잘 안 됐고요. 수재민을 위한다는 행사 취지나 목적이 아무 설명도 안 돼 있더라고요.]
대회 주최 측은 해당 골프대회 홍보물을 이 골프연습장을 비롯해 관악구 일대 20여 곳에 붙였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알고 보니 이 골프 대회는 '수재민들과 함께'하는 행사가 아니었습니다.
행사를 주관한 관악구 골프협회는 대회에는 26만 원을 내면 참여할 수 있는데 수재민 참가자는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대회를 마친 뒤 수재민에게 성금을 기부할 예정이라 관련 문구를 넣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기부하겠다는 성금은 고작 5백만 원.
대회 1등 상금 수준에 불과합니다.
사실상 수재민을 이용해 자기 행사를 홍보한 거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다은 / 서울 인헌동 : 자기네들의 대회인데 수재민의 이름을 걸고 거기 가서 골프 대회를 한다는 건 좀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요.]
더군다나 수해 복구에 힘써야 할 관악구가 서민이 즐기기엔 부담스러운 골프 행사를 공식 후원한 건 수재민들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부주의한 처사였단 비판도 나옵니다.
[김지수 / 서울 봉천동 : (대회 개최가) 별로 긍정적이지는 않은 것 ... (중략)
YTN 김태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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