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언제 왔었느냐는 듯 하늘이 화창하게 개었습니다.
맑아진 날씨와 달리 포항의료원 장례식장 안에는 애통한 분위기가 가득합니다.
태풍 힌남노가 포항을 덮쳤을 때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침수 사고로 목숨을 잃은 주민들이 이곳으로 옮겨졌기 때문입니다.
영정사진 가운데는 앳된 모습의 학생도 눈에 띕니다.
안내방송이 나온 뒤 어머니를 따라 주차장에 갔다가 빠져나오지 못한 15살 A 군입니다.
어머니는 극적으로 목숨을 구했지만 A 군은 3시간 정도 뒤 어머니가 있던 자리 옆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태풍이 지나가면 함께 놀자 약속했던 친구는 A 군과의 이별이 믿기지 않습니다.
[A 군 친구 : 조금만 놀자는 식으로 전날 저녁 7시에 약속을 잡았었어요. 운동도 되게 잘하는 친구. 머리도 되게 잘 굴리는 친구였어요. 좋은 길 가라, 좋은 길로 가고, 그런 말밖에 못 하겠습니다.]
함께 주차장에 들어갔다가 빠져나오지 못한 60대 부부 역시 장례식장 위층에 함께 안치됐습니다.
유가족들은 끓어 오르는 눈물을 참을 수 없는 듯 연신 흐느낍니다.
이번 사고로 세상을 떠난 사람은 이들을 포함해 모두 7명.
태풍은 지나갔지만 어찌할 수 없는 사고로 가족과 친구를 잃은 사람들의 슬픔은 쉬이 가시지 않을 것 같습니다.
YTN 김철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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