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모유도 기증이 필요하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특히 37주를 채우지 못하고 태어난 이른둥이에게는 꼭 필요한데요.
기증받는 양이 크게 부족합니다.
모유기증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서상희 기자가 알려드립니다.
[기자]
방긋 방긋 활짝 웃는 아기들.
모유는 꽁꽁 얼려 정성스레 포장했습니다.
모유 기증을 한 엄마의 이야기입니다.
서른 아홉 살 최진원 씨는 첫째에 이어 지난해 둘째 출산 후에도 모유를 기증했습니다.
[최진원 / 모유 기증자 (39세)]
"나누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이야기를 해줬더니 뿌듯하다고 했었어요. 둘째한테도 나눔에 대해서 엄마가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둘째를 임신 중인 유혜진 씨는 2년 전 첫째 출산 후 냉동실 가득 모유를 모아 세 번이나 기증했습니다.
[유혜진 / 모유 기증자 (29세)]
"아기(이른둥이)들은 특수 분유도 먹어야 하고 모유가 아니면 안 된다는 것도 봤는데, 모유 양도 많았고 도움될 수 있을 거 같다…"
기증 절차가 간단한 건 아닙니다. 혈액 검사 등으로 건강 상태 심사를 통과해야 하고, 꽁꽁 얼린 모유를 퀵서비스로 보냅니다.
[곽나연 / 모유 기증자 (35세)]
"다른 아가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이 드니까 뭉클한 마음도 들면서 즐겁게 포장하고 그랬던 거 같아요."
기증받은 모유는 은행으로 모입니다.
영하 20도 냉동실에 보관돼 있습니다.
3~4명의 기증 모유를 모아 멸균 병에 담고, 저온 살균 과정을 거쳐 이른둥이들에게 우선 공급됩니다.
모유는 이른둥이에게 치명적인 괴사성 장염 발생을 줄이지만, 기증량이 늘 부족합니다.
[정성훈 /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1년에 300명 정도 요청을 하고 있는데요. 저희가 다 못 드려서, 기증 모유가 많이 모자라거든요. 한 달에 3~4명 못 드리고 있고요."
헌혈과 달리, 모유은행은 서울 한 곳 뿐.
냉동 상태로 빨리 배송해야 하는 모유 특성상 수도권에서만 기증과 제공이 가능합니다.
유럽은 30개 나라에 281곳, 미국과 캐나다는 30개 모유은행을 운영하며 지난해에만 27만 2천리터의 모유를 제공하고 있는 것과는 큰 차이가 납니다.
기증받은 모유도 50mL에 3,360원만 받고 보내주다보니 모유은행은 늘 적자에 시달립니다.
정부는 내년 예산 1억 원을 처음으로 지원할 예정이지만, 모유은행 추가 설립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채널A 뉴스 서상희입니다.
영상취재 : 이승헌 채희재 임채언
영상편집 : 김민정
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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