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에나 나올 법한 홍수", "하늘에서 지옥문이 열렸다." 국토 3분의 1이 물에 잠긴 파키스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설명입니다.
파키스탄은 최근 사상 최악의 홍수가 발생하면서 1,100여 명이 숨지고, 국가 인구의 약 15%에 해당하는 3,300만 명 이상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를 다 복구하는 데 최소 5년, 비용은 13조 원 이상이 소요될 정도입니다.
파키스탄은 해마다 6월 중순부터 9월까지 여름 계절성 폭우 '몬순'이 이어지는데, 올해는 평균 강우량의 5-6배 비가 쏟아졌고, 남부 일부 지방에서는 평년보다 9배나 더 많은 물 폭탄이 떨어졌습니다.
파키스탄 기후변화 장관은 '괴물 몬순'이 대혼란을 일으켰다고 표현할 정도였는데요.
얼마 전 우리나라를 강타한 기록적인 물 폭탄도 이 '괴물 몬순'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몬순은 '계절'이라는 뜻으로 아랍어 '마우심'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주로 바다와 대륙이 만나는 곳에서 발생하는데 온도차에 따라 대륙에서 바다로, 또는 바다에서 대륙으로 계절풍이 부는 현상을 뜻하죠.
특히 몬순은 여름철이 되면 바다에서 수증기를 한껏 몰고 와 육지에 많은 비를 내리게 하는데요.
한국에서 발생하는 여름철 집중호우, 장마도 바로 '몬순'의 영향입니다.
문제는 이 몬순이 점점 더 괴물이 되어가고 있다는 겁니다.
지구 온난화가 심각해지면서 여름철 이상고온 현상이 계속되고, 대기 중 수증기의 양도 많아지면서 몬순 영향권에 있는 지역에 여러 차례 강한 물 폭탄이 떨어지는 거죠.
통상 기온이 1도 높아지면 대기 중의 수증기량도 7%씩 증가합니다.
지금까지 파키스탄의 5월 최고 기온은 평균 36도였지만, 올해는 50도를 넘는 이상 고온 현상이 관측됐는데, 이미 그때부터 경고음이 울렸던 겁니다.
파키스탄 기후변화 장관은 "지금 우리가 보는 것은 보통의 몬순이 아니라며, 기후 디스토피아, 암울한 미래가 우리 문 앞에 있다"고 말할 정도인데요.
이제 더 이상 경고음으로만 끝나지 않는 기후 재앙, 우리도 그 영향권에 가까이 있는 만큼 더욱 경각심을 갖고 기후변화에 대비해야 할 때입니다.
YTN 박석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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