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이 발주하는 철근 입찰에서 철강업체들이 짬짜미를 하다가 적발됐습니다.
미리 낙찰 물량을 나눠두고, 입찰 직전에 모여 예행연습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조달청은 공공기관에서 사용할 철근을 사기 위해 연간 1조 원어치를 주기적으로 발주합니다.
하지만 철근을 판매하는 철강업체엔 좋은 먹잇감에 불과했습니다.
업체들은 생산 능력과 과거 조달청 계약물량 등을 따져 미리 낙찰 물량을 나눴습니다.
입찰 가격은 쪽지나 모임 등을 통해 공동으로 결정했습니다.
실수가 없도록 하는 치밀함도 잊지 않았습니다.
[조홍선 /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장 : 입찰 당일 국내 7대 제강사와 압연사의 입찰담당자들은 대전역 인근 식당 등에서 모여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최종 결정된 업체별 배분물량과 투찰 가격을 점검하고, 투찰 예행연습까지도 했습니다.]
이 결과 2012년부터 2018년 사이 진행된 입찰에서 단 한 번도 탈락업체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2015년에는 한 업체가 서류 문제로 참가하지 못했는데, 나머지 업체들이 해당 업체의 몫을 남겨두고 입찰하기도 했습니다.
사이좋게 골고루 나눠 먹은 셈입니다.
담합에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국내 7대 제강사와, 이들로부터 원자재를 사들인 뒤 가공해 철근을 만드는 압연사들이 참여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얻어낸 매출액은 5조 원이 훌쩍 넘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들에게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565억 원을 부과했습니다.
또, 담합을 주도하고도 조사에 협조하지 않은 7개 제강사와 전·현직 직원 9명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YTN 조태현입니다.
YTN 조태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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