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외교장관 회담…박진 "국익·화이부동"·왕이 "내정간섭 안돼"

[앵커]

우리나라와 중국 외교 수장이 어제(9일) 중국 칭다오에서 만나 반도체 공급망 현안과 북핵 문제 등을 논의했습니다.

앞으로의 한중 관계에 대해 박진 외교부 장관은 '상호 존중과 공동 이익'에,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외부 영향을 받지 않는 '독립 자주'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장윤희 기자입니다.

[기자]

윤석열 정부 고위급 인사로는 처음 중국을 방문한 박진 장관이 왕이 위원을 칭다오에서 만났습니다.

회담은 소인수에 이어 확대까지 예정보다 긴 200분가량 진행됐습니다.

두 외교 수장은 올해 한중수교 30주년을 한목소리로 기념했습니다.

다만 양국관계 발전 방향을 두고 박 장관은 '상호 존중과 공동 이익'에, 왕 위원은 '독립 자주'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수교 30주년을 맞아 오랜시간을 함께해온 양국이 상호존중에 기반해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협력적 한중관계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미래 30년을 향해 한중 양측은 독립 자주를 견지하고 외부의 장애와 영향을 받지 말아야 합니다."

박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한국 정부는 국익과 원칙에 따라 '화이부동(和而不同)' 정신으로 중국과 협력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칩4' 참여 여부를 국익 차원에서 검토하고, 중국을 배제하는 형태가 되지 않을 거란 기존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또한 북한이 도발 대신 대화를 선택하도록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습니다.

이와 함께 편리한 시기 시진핑 국가주석과 왕 위원의 방한을 기대했습니다.

왕 위원은 그간 한중관계를 '비바람'에 비유하며 앞으로 양국이 견지해야 한다는 다섯가지 입장을 밝혔습니다.

외부 영향을 받지 않는 '독립 자주', 서로의 관심사를 배려하는 '선린우호', 안정적이고 원활한 공급망과 산업망을 수호하는 '윈윈', 그리고 '평등과 존중', '다자주의' 견지를 강조했습니다.

이는 반도체 공급망, 사드 배치와 관련한 이른바 '3불 정책',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 입장을 우리측에 우회 피력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왕 위원은 우리나라에 폭우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위로의 뜻을 전했고, 박 장관은 사의를 표했습니다.

연합뉴스TV 장윤희입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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