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젖소를 키우는 낙농업자들이 생우유를 쏟아버리며 시위에 나섰습니다.
정부가 일부 생우유에 대해 새로운 가격 산정 방식을 바로 다음 달부터 시행하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인데요,
자세한 내용, 김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도청 앞에 모인 낙농업계 농민들이 생우유를 쏟아버립니다.
원유값을 올려주지 않으면 우유 생산을 중단하겠다며 집회를 연 겁니다.
[이정열 / 낙농협회 전남도 지회장]
"전국 낙농 동지들과 함께 납유 거부를 불사하며 강경투쟁을 전개할 것입니다."
농민들이 뿔난 건 정부의 원유값 산정 개편안 때문입니다.
그동안 마시는 흰 우유와 치즈 등 유제품을 만드는 가공유는 같은 값을 매겼는데, 가공유에 한해 300원 낮추겠다는 겁니다.
대부분 국내 유가공업체들이 값싼 수입유를 선호하면서 원유 자급률은 45%대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걸 낮춰 가격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게 정부의 차등가격제 도입 취지입니다.
농민들은 반발합니다.
갈수록 가공유 소비량이 줄어 힘든데, 가격까지 내리면 버틸 수 없다는 겁니다.
35년간 젖소 170마리를 키우는 이 농장은 한 달 사룟값이 지난해보다 천만 원 정도 더 들어갑니다.
농장에서 두 달 동안 쓸 기름 1,000리터 값도 50%나 올라 150만 원이나 됩니다.
[김성곤 / 젖소 농장주]
"현상태에서는 부채만 없으면 폐업하고 싶습니다. 돈도 안 되고 일은 일대로 힘들고…."
낙농협회 측은 농가 평균 부채가 5억 원을 넘고 있고, 최근 2년 동안 228개 낙농가가 폐업했다고 밝혔습니다.
당국이 수입사료 관세를 없애겠다며 지원책을 내놨지만, 낙농가는 원유 납품 거부 투쟁까지 예고한 상황.
다음달 1일 차등가격제 도입을 앞두고 한여름 우유 파동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김태영입니다.
영상취재 : 이기현
영상편집 : 차태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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