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영화의 한 장면처럼 교무실 창문으로 몰래 들어가 시험문제를 훔친 고등학생들이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컴퓨터에 악성 프로그램을 설치해 시험문제를 저장한 뒤, 저장된 화면을 회수하기 위해 또 침입했습니다.
이 정도 노력을 차라리 시험공부에 투자하는 게 어땠을까요.
공국진 기자입니다.
[기자]
고교 2학년 친구 2명이 이 학교 4층 교무실에 침입한 건 지난달 말.
외벽을 타고 교무실의 열린 창문으로 몰래 들어간 뒤 교사들 컴퓨터 4대에 악성 프로그램을 설치했습니다.
일정 시간마다 컴퓨터 화면 내용이 자동으로 저장되는 프로그램입니다.
교사들이 작성한 기말고사 시험문제와 답안이 고스란히 저장됐고, 이들은 며칠 뒤 다시 교무실에 들어가 저장된 화면을 휴대용 저장장치에 담아 빼돌렸습니다.
하지만 학교는 이런 사실을 까맣게 몰랐습니다.
학생들이 몰래 침입한 교무실은 보안 시스템이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학교 관계자]
"교실 공간 조성 사업으로 인해서 (현재) 교무실로 이동했어요. 이동하면서 보안시스템이 미설치돼 있습니다."
범행은 지난 11일 기말고사에서 동급생들이 A군의 이상행동을 의심하면서 들통났습니다.
시험을 마친뒤 쪽지를 찢어버리는 걸 수상하게 여겼고, 쪽지에 시험 답안이 적혀있는 걸 확인해 학교와 관할 교육청에 알렸습니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이들은 "성적을 잘 받으려고 그랬다"며 범행을 시인했습니다.
A군은 지구과학, 한국사, 수학Ⅱ, 생명과학 등 4과목에서 만점을 받았다가, 점수가 일부 수정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 관계자]
"네 과목은 그렇게 한 게 맞고요. 다른 과목은 좀 애매한 부분이 있어서 지금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 학교에선 4년 전에도 시험지 유출 사고로 행정실장과 학부모가 구속된 바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공국진입니다.
영상취재 : 이기현 한일웅
영상편집 : 차태윤
공국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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