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역시 돈 얘기는 함부로 꺼내는 게 아닌가 봅니다.
이런 일도 있습니다.
친구와 1박 2일 여행을 떠난 사이 빈집에 도둑이 들었는데 알고 보니 같이 여행을 간 친구가 도둑과 짜고 벌인 일이었습니다.
집 금고에 큰 돈이 있다고 말한 게 화근이었습니다.
이솔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주택가에 배낭 멘 30대 남성이 걸어갑니다.
손에는 쇠지렛대가 들려 있습니다.
몇 시간 뒤, 다시 나타난 남성은 흰색 가방을 하나 더 메고 있습니다.
가방에는 근처 빈집에서 훔친 현금 다발이 담겨 있었습니다.
남성은 베란다 창살을 뜯고 침입한 뒤 전기 그라인더와 쇠지렛대로 안방 금고문을 뜯어냈습니다.
금고를 뜯기까지 4시간이나 걸렸지만, 집주인이 지인과 1박 2일 여행을 떠나 집이 비어있었던 겁니다.
이렇게 금고에서 훔쳐간 돈은 모두 3억 원.
그런데 경찰 수사결과 집주인과 같이 여행을 간 지인이 금고털이범과 일당인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앞서 집주인이 지인인 A씨에게 "집 금고에 수억 원을 보관 중"이라고 말한 게 발단이 됐습니다.
A 씨는 중학교 동창에게 "집주인과 근교 펜션에 1박 2일 여행을 다녀올테니, 그 사이 집에 침입해 금고 속 돈을 훔치라"고 제안했습니다.
경찰은 금고털이범이 전기 그라인더를 써서 전력 사용량이 급증한 시간대를 범행 시간으로 특정했습니다.
그리고는 이 시간대 전후로 주변 CCTV를 확인해 쇠지렛대를 든 금고털이범을 찾았습니다.
경찰은 두 사람을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하고 지난 10일 검찰에 사건을 넘겼습니다.
채널A 뉴스 이솔입니다.
영상취재 : 이호영
영상편집 : 이태희
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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