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나비효과?…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 정국 암운
[앵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정국 위기를 겪는 유럽 국가들이 늘고 있습니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이끌어온 거국 내각이 전쟁 이후 불거진 내부 갈등을 수습하지 못하고 끝내 붕괴됐습니다.
유럽연합 EU와 미국은 드라기 내각 붕괴로 러시아에 맞선 서방의 단일대오에 흠집이 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김지선 기자입니다.
[기자]
사임 의사를 밝힌 뒤 손을 흔들며 의사당을 떠나는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민생안정 대책을 두고 갈등을 빚어온 범좌파 오성운동이 법안 표결에 불참하며 정국 위기의 방아쇠를 당긴 지 일주일만입니다.
유럽중앙은행 총재 출신으로 '유로존을 구한 슈퍼 마리오'라는 별명이 붙은 그이지만, 결국 1년5개월의 짧은 정치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이 기간 우리가 함께 했던 모든 일에 감사드립니다. 간밤 상원 표결에 비춰, 저의 결심을 전달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가는 길이기 때문에 회기 중지를 요청합니다."
드라기 총리는 내각 단일 대오 유지에 실패했다는 판단에 따라 사직서를 냈고,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은 의회 해산과 함께 9월 조기 총선 실시를 선언했습니다.
내각 사령탑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인플레이션, 코로나19 재확산 등 산적한 현안 해결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특히 드라기 총리는 앞서 당 대표직을 내 놓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더불어 가장 강력하게 우크라이나를 지지해온 정상으로 꼽히는 만큼, 서방은 이번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전쟁 장기화 속에 이탈리아와 비슷한 난관에 봉착한 유럽 국가가 하나둘씩 늘어나는 모습입니다.
가시화한 에너지 위기와 물가 상승 등 경제적 요인이 정치적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지지 기반인 범여권이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며 국정 운영이 순탄치 않을 전망입니다.
동유럽 불가리아는 인플레이션 대응 실패 논란 속에 내각 불신임안이 가결됐고, 영국과 독일 역시 여당이 지방선거에 패배하면서 재집권 가도에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연합뉴스 김지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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