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변호사 사무실 화재 사건은 ’방화 살인’
"민사소송 패소에 앙심…상대 변호사 찾아 범행"
건물주 등 5명, 비상 통로 가로막은 혐의 등 입건


지난달 50명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 대구 변호사 사무실 화재는 민사소송에 잇따라 패소한 피의자가 고의로 불을 지른 '방화 살인'으로 결론 내려졌습니다.

숨진 피의자는 반년 정도 전부터 범행 도구를 준비하고, 범행을 결심한 글을 썼던 거로 드러났습니다.

이윤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건물로 들어선 남성이 계단을 올라 복도로 들어갑니다.

이내 화염이 일더니 연기가 퍼져 나오고, 일하던 사람들이 깜짝 놀라 뛰쳐나옵니다.

지난달 9일, 50명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 변호사 사무실 화재 사건의 현장 모습입니다.

전담팀을 꾸려 한 달 넘게 수사한 경찰은 53살 A 씨가 저지른 '방화 살인'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부동산 개발 사업에 투자했다가 실패한 A 씨가 민사소송에서도 줄지어 패소하면서 상대측 변호사에게 앙심을 품어 범행한 겁니다.

A 씨는 지난 1월쯤 자신의 컴퓨터에 "변호사 사무실을 불바다로 만들기 위해 휘발유, 흉기를 오래전에 구입했다"는 글도 남겼습니다.

반년 가까이 범행을 준비하다가 사건 당일 관련된 다른 민사 소송에서 또 패소하면서 실행에 옮긴 겁니다.

[정현욱 / 대구경찰청 강력계장 : (범행 도구) 구입 시기는 본인이 갖고 있던 자료에서 1월 이전에 구입한 것으로 확인을 했었습니다. 민사 소송 진행 과정에서 상대편 변호사에 대한 감정이 생겨서….]

다만 A 씨가 숨진 만큼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종결 처리됐습니다.

방화와는 별개로 건물 비상 통로와 유도등을 사무실 벽으로 가로막은 혐의로 60대 건물주 등 5명에게도 책임을 물었습니다.

막힌 비상 통로 탓에 대피가 늦어졌고, 40명 넘는 피해자가 발생한 만큼 업무상과실치상 등 혐의를 적용해 이 5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YTN 이윤재입니다.




YTN 이윤재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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