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래전 영화 '터미네이터'를 보신 분이라면 인류를 말살하는 인공지능 ‘스카이넷’이란 이름이 어렴풋이 기억나실텐데요.
중국에서 실제로 스카이넷이란 게 존재합니다.
CCTV만 4억 대를 깔아놓고 그 사람의 진짜 속마음이 무엇인지 죄다 읽어내려 하는 건데요.
전체주의 사회가 ‘첨단’기술을 만나면 어디까지 개인을 옭아맬 수 있는지 지금부터 보여드리겠습니다.
세계를 보다 김윤수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경축대회.
수만 명의 청년 당원들이 당에 청춘을 바치겠다고 맹세합니다.
[중국공산당 100주년 기념대회 (지난해 7월)]
"공산당이여 안심하라! 우리가 있다!"
과연 이들의 충성 맹세는 진짜일까?
중국 국영 연구기관이 답을 내놨습니다.
사상 교육을 받는 공산당원의 표정과 뇌파 등을 포착해 충성도를 측정할 수 있는 인공지능, AI 기술을 개발한 겁니다.
[중국 허페이 국가과학센터 홍보영상]
"공산당의 은혜를 느끼고, 당의 지시에 따르고, 당에 더 순응하게 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사상 검증 논란에 해당 영상은 황급히 삭제됐지만, 중국 정부는 이미 사회 통제 감시망을 겹겹이 쳐놓았습니다.
스마트폰을 신규 개통할 땐 얼굴 인식 등 생체 정보를 등록하는게 의무입니다.
전세계 절반 가량인 4억 대의 CCTV도 통제에 활용됩니다.
중국 정부는 실시간 영상 감시 시스템, 이른바 '스카이넷 프로젝트'을 가동 중입니다.
공교롭게도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인류를 감시하고 추적하는 인공지능 컴퓨터 '스카이넷'과 이름도 같은데, 활동 이력, 복장, 차량, SNS 이용 내역 같은 민감한 개인 정보들을 수집하고 '성급하다'와 같은 기질 판정까지 내립니다.
심리 상태, 감정까지 판독하고 주변 100m 이내의 소리를 녹음할 수 있는 카메라는 이미 한물 간 기술입니다.
홍채와 Y염색체 등 생체 정보도 수집합니다.
인터넷 감시 체계인 '만리방화벽'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소피 리처드슨 / 휴먼라이츠워치 관계자]
"만약 왑츠앱이나 바이버, 텔레그램 같은 SNS를 중국에서 사용한다면 당신은 곧 바로 의심을 살 수 있습니다."
안면 인식, AI 분석 기술로 학생들의 수업 태도를 감시하고, 뇌파 판독 헬멧을 통해 노동자들의 감정도 실시간 식별합니다.
중국에 반환된 홍콩 학교의 외국인 교사들에겐 충성 서약을 강요하고, 학생들에겐 중국 국기 게양식 거행을 의무화했습니다.
[홍콩 유치원]
"하나, 하나, 하나 둘 하나, 하나, 하나"
올 하반기 시 주석의 3연임을 정할 당 대회를 앞두고 사상 통제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강준영 /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
"전체 사회 분위기를 시신핑 사상 이론적으로 끌고가는 분위기고 20차 당대회 때까지 사회 안정, 당의 안정 차원에서
사상적 통제를 끌고갈 수 밖에 없는…"
중국 공산당 빅브라더의 눈초리가 대륙을 향해 번뜩이고 있습니다.
채널A뉴스 김윤수입니다.